⑩다문화가정 기획–제주에서 만나는 세계
사진으로 만난 방글라데시…이혜령·신상미씨 ‘답엘에스’, 10년의 기록
다양한 국가·인종 함께하면 오해 줄어…사진전 계기 거리 좁히기 기대

답엘에스 이혜령(왼쪽), 신상미 작가가 사진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답엘에스 이혜령(왼쪽), 신상미 작가가 사진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유엔 세계 평화의 날’인 21일 저녁 제주시 남성마을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 들어서자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익살스럽게 웃는 아이들, 달콤한 휴식 시간 등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지만,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새탕라움에서는 오는 25일까지 답엘에스(DAP LS, 이혜령, 신상미)의 ‘하시쿠시, 다시 웃어요’ 사진전을 열고 있다.

답엘에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두 명의 활동가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으로, 제주에서 방글라데시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하시쿠시, 다시 웃어요’는 답엘에스가 10년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남아시아를 오가며 기록한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 제목인 하시, 쿠시는 벵골어(방글라데시어)로 ‘웃다(하시)’와 ‘행복(쿠시)’을 의미한다.

방글라데시는 행복지수 1위인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행복 이유는 소소하다. 사진의 인물들은 ‘당신을 알게 돼서 행복합니다’, ‘독립된 나라에서 태어나서 나는 행복합니다’, ‘당신들이 다시 왔고, 이렇게 만나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성공립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라는 문구를 들고 환하게 웃는다.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 전시된 ‘하시쿠시, 다시 웃어요’ 사진들.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 전시된 ‘하시쿠시, 다시 웃어요’ 사진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우울증과 번아웃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혜령 작가는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한국도 해당된다. 다양한 국가와 인종들이 제주에서 살고 있다. 함께 생활하면 편견이 줄어든다”며 “10년 동안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그들도 외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영화 ‘원더’에서 정의로움과 친절함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고 한 게 이해가 안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말에 동의됐다”며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끔 정의가 다른 메시지지로 받아들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정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감하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 세상은 코로나와 전쟁, 테러 등으로 각박하다”며 “계속 만나야 각박한 벽이 무너진다. 사진전을 계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전에는 방글라데시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는데 사진전을 통해 상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심이 그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신상미 작가도 이번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행복했다고 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아이들과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 여러 사정으로 당장 갈 수 없지만 한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며 “인권과 평화, 다양성, 세계평화의 날 등 편견을 깨는 일을 일상속에서 과하지 않게 SNS를 통해 녹여낼 수 있다. 이런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코로나로 마스크를 써서 아이들의 표정을 읽을 수 없는데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살을 붙이려는 것이 아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은 다 이쁘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사진전을 계기로 서로간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상당히 흐뭇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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