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기획–제주에서 만나는 세계 ⑪
제주대학교 유학생들 세계 음식축제 성황…3년 만에 부활 ‘활기’
각 나라별 음식 선봬…고국 향수 달래고 유학생 간 연대 기회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2022 세계 음식 축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 김진규 기자]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2022 세계 음식 축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 김진규 기자]

흔희들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라고 말한다.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문화를 알리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음식은 사람과 문화를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지난 9월 21일 제주대학교에서는 모처럼만에 활기가 넘쳤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1년 중단됐던 축제가 3년 만에 부활된 것이다.

제주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도 아라뮤즈홀 앞마당에서 학교축제와 연계해 ‘JISO & JNU와 함께하는 2022 세계 음식 축제’를 열었다.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당연한 일상을 잃어버렸던 시기를 겪었던 만큼 이들 유학생들은 이번 축제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파키스탄과 에티오피아, 중국,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일본, 코스타리카, 우즈베키스탄, 네팔 등 11개국의 유학생들은 각국의 음식을 선보였다. 각 나라의 음식을 접하면서 인종과 민족, 국가 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음식을 통해 고국의 향수를 달래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가 다르더라도 고국을 떠나온 유학생들 간 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기스탄 유학생들은 치킨 비리야니, 에티오피아는 버야이너투, 중국은 중국식 비빔면, 인도는 치킨 커리, 스리랑카는 쿠투로티 등 각 나라별 전통음식을 선보였다.

한국어로 “어서오세요”라는 호객 소리는 유쾌했으며 음식을 만드는 손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각국의 음식점 매대를 찾은 외국인과 한국인 학생들의 표정도 밝았다.

이번 축제를 기획한 반다리 크리슈나 신 외국인 유학생 회장(33)은 “제주대학교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이 상당히 많은데 각 나라 음식을 먹을 기회가 흔치 않다”며 “학교 축제를 통해 각 나라의 음식을 알리고 싶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좋아하고 한국인 학생들도 신기해하면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인도 출신인 조지아룬 씨(32)도 아내인 아반나사지(28)와 함께 파키스탄 음식 매대에 들리면서 크리슈나 신과 반갑게 주먹 인사를 나눴다.

조지아룬씨는 제주대학교에서 해양공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아내 아반나사지씨는 건강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만나 2년 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조지아룬씨는 “인도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매진됐다. 네팔 음식도 인도인 입맛에 잘 맞는다”며 “세계 음식 축제 참여는 처음인데 재미있다. 이런 축제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 음식 축제에 참가한 하지노 노부히사씨와 김윤화씨. [사진 김진규 기자]
세계 음식 축제에 참가한 하지노 노부히사씨와 김윤화씨. [사진 김진규 기자]

제주대학교에서 행양생명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하지노 노부히사씨(30, 일본)는 “오랜만에 사람이 모이면서 활기가 넘친다. 각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 대학원 연구소 직원인 김윤화(28)씨는 “오랜만의 축제여서 더욱 재미있다. 사람도 많고 먹거리도 많아서 좋다”며 “무엇보다도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좋다.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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