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은 제주 Ⅱ. 제주살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한달살이’ 체험으로 낯선 땅 정착 이전 사전준비 제공 ‘호응’
2~3년 숙고에 가족동의 후 이주…보금자리·직업이 최대 관건

사진은 조천읍 선흘리에서 진행됐던 마을주민과 이주민 여성들의 관계맺기 프로젝트 ‘딸같이 어멍같이’ 관계형성 프로그램 모습.
사진은 조천읍 선흘리에서 진행됐던 마을주민과 이주민 여성들의 관계맺기 프로젝트 ‘딸같이 어멍같이’ 관계형성 프로그램 모습.

1. 프롤로그

제주매일은 2021년부터 장기 플랜으로 ‘살고싶은 제주’ 홍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한달살기 체험을 통해 4가족이 제주로 이주해 정착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는 ‘시즌2로 제주살이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주로 귀촌, 귀농·귀어 등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길안내를 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한국이 선진국대열에 들어서면서 양적성장에 치중하던 일 중심사회에서 삶의 질 향상을 희구하는 여가중심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제주는 산업연관효과가 큰 2차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한계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제주는 본래 전업농이나 전업어업이 아니라 반농반어의 1차 산업을 삶의 기반으로 해 왔다. 1차 산업에 있어서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로저스가 “농업이 미래다. 농업에 투자하라”는 말은 1차산업의 위기 속에서 대안으로 소환된다.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곡물을 포함한 농산물가격이 계속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짐 로저스의 예측이 맞는다면 제주도는 기회의 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신선한 먹거리를 재배, 생산, 유통,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생산지인 제주도가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1차산업 종사자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줘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처럼 1차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제주라는 장소의 매력증진을 통해 인구유입정책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대도시에서 생활하거나 국내 다른 지방에서 생활을 하다가 제주로 이주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평생 살아오던 생활기반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사도 장시간 고민한 끝에 옮기는데 낯선 제주땅으로의 이주는 말 그대로 ‘해외이민’처럼 힘든 일이다. 제주이주 이후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제주 이주를 결심하는 과정을 보면 최소 2~3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린다. 사전에 제주이주에 대한 정보를 얻고, 연구하는 단계를 거쳐 직접 제주로 내려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 이상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이주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혼자의 몸이면 아무 때나 제주이주가 가능하지만 가족이 있는 경우는 또 다르다. 가족 구성원들과 상의를 해야 한다. 가족 중 한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제주이주를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부담이 크고, 설사 혼자 이주한다 하더라도 실패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제주도에 이주, 정착을 하려면 생계유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을지 아니면 어업을 주업으로 할지, 관광서비스업이나 창업을 할지도 충분히 연구하고 장래성을 검토해 봐야 한다.

보금자리를 찾는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제주의 주택가격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점도 제주이주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가족 중에 자녀가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에 다녀야 한다면 자녀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만큼 제주이주 선택지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숙고를 거듭해야만 제주로 이주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제주매일은 제주로 이주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올해 10가족을 선발해 제주도내에서 한달살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살달이 체험을 통해 제주이주에 대한 경험을 나누게 된다.

제주매일은 한달살이 체험과정에서 인터뷰를 통해 제주도와 양 행정시 등 행정당국이 제주이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지원해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제주의 농어촌은 이미 고령화로 활력을 잃은지 오래됐다. 저출산시대에서 제주의 읍·면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은 다른 지방 주민들의 제주이주를 독려하는 길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봉급생활자로 안정적인 생활을 향유하던 도시인들을 제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이다. 제주이주 생활은 직업을 바꾸는 일상의 자그마한 생활변화가 아니라 기존의 삶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지역은 높은 물가와 국내 최고 수준의 주택가격에도 불구하고, 연봉 4000만원이 넘는 좋은 일자리가 아주 드문 것도 이주를 꺼리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살고 싶은’ 제주를 만드는 방안이 좋은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안정적인 경제적 소득높이기에 초첨을 맞춰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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