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기획–제주에서 만나는 세계⑳에필로그
다양한 인종 포용하는 국제자유도시 발전해야
결혼이주여성 등 정착 의지 걸맞는 지원책 필요

제주도내 어린이들이 제주매일이 주관한 다문화가족 문화교육 지원 사업 일환인 다문화특산품 만들기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내 어린이들이 제주매일이 주관한 다문화가족 문화교육 지원 사업 일환인 다문화특산품 만들기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제주매일이 올해 ‘다문화가정 기획–제주에서 만나는 세계’라는 20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마주했던 제주도내 외국이주민들은 서로의 차이 보다 공통점에 주목해주길 희망했다. 피부색 등 생김새가 다르다는 편견을 걷어내면 서로의 닮음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발표한 2021년 기준 제주도내 외국이주민은 3만2643명으로 제주도 전체인구 67만3107명 대비 4.8%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전체 인구 5173만8071명 중 213만4569명의 외국이주민 비율이 4.1%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는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각 지역별로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제주는 7.0%로, 전남(7.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제주도는 2010년 5932명에 불과했던 외국인이 3만명 시대에 접어드는 등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다문화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각에서는 “결혼이민여성을 포함한 외국이주민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문화 간, 인종 간 차별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나라의 문화 교류로 글로벌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답엘에스의 이해령 사진작가는 “다양한 인종들이 제주에 살고 있다. 함께 생활하면 편견이 줄어든다”며 “10여 년 동안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그들도 외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전쟁, 테러 등 각박한 세상에서 서로 간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계기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혐오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공존의 시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문화 수용지수를 높이는 게 관건인데 어릴 때일수록 수용성이 높아진다.

제주 김녕초등학교는 전교생 101명 중 20%에 육박하는 20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기자가 찾은 학교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데 피부색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편견이 아닌 ‘친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김정아 김녕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과 차별 없이 어울리다보니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성도 좋다”고 귀띔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가정 자녀들과는 달리 처음 한국에 정착한 외국이주민은 사정이 다르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해 외국이주민이 늘고 있지만 당장 ‘언어’라는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한 외국이주민들의 의지도 요구된다.

김효주 제주시가족센터 다문화특성팀 총괄 팀장은 “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의지는 결혼이주여성의 몫”이라며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효주 팀장은 “처음에는 큰 용기를 갖고 한국에 왔지만 언어 때문에 주눅 들고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분들이 있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환경에서 부딪히는 현실이 크다 보니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경우가 있는데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본인의 선택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라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김 센터장 뿐만 아니라 먼저 제주에 정착한 이주여성들도 강조하고 있다.

한국생활 15년차에 접어든 베트남 출신의 이혜원 씨도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결혼이민여성은 한국에 잠깐 관광 온 것이 아니라 정착하기 위해 온 것이다. 한국에 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한국어 공부”라며 “아이도 낳고 매일 한국 사람들과 지내야 하는데 한국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잘해야 한국문화에 익숙해지고, 육아를 비롯한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일은 한국어를 익힌 후에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매일은 이번 기획을 통해 다양한 인종이 처한 어려움을 공감하고 공존하면서 포용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되길 희망한다.<끝>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