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살이 18. 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 김태엽 회장
농촌 토지가격 많이 올라 농지구입 등 어려움
거창군과 공동으로 인구 6만 사수 적극 나서

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 회원들은 지역특성에 맞는 농업사례 발굴을 위해 선진지 견학에 나서고 있다.(사진=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 제공)
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 회원들은 지역특성에 맞는 농업사례 발굴을 위해 선진지 견학에 나서고 있다.(사진=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 제공)

거창군(군수 구인모)은 경상남도의 서북부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경상북도·전라북도와 이웃하고 있으며, 군청소재지인 거창읍과 11개면 등 12개 읍·면에 6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거창군은 인구소멸에 대비해 지난 2010년쯤부터 귀농귀촌을 주요 군정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창군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1만명에 가까운 귀촌귀농인구가 몰려들어 인구 6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에서는 거창군에 귀농·귀촌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는 거창군내에 거창고를 비롯해 거창대성고, 대성일고, 아림고, 거창중앙고 등 우수 고등학교들이 적지 않은 등 교육 인프라가 좋아 서울 명문대 진학률이 월등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다 대구·경북, 전남·북 등과의 접근이 쉬운 교통여건과 주거환경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주민 유입도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상남도 차원에서도 18개 시·군과 함께 도시민에게 맞춤형 귀농·귀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거창군으로 귀농 정착을 이끄는데 한몫하고 있다.

그 결과 거창군에는 전국에서 많은 귀농·귀촌인이 모여들어 12개 읍.면에 골고루 정착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김태엽 거창군 귀농귀촌연합회장.
김태엽 거창군 귀농귀촌연합회장.

거창군의 귀농귀촌정책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김태엽 거창군귀농귀촌연합회장(58)을 만나 귀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태엽 거창군 귀농귀촌연합회장은 “고향은 원래 창녕군인데 경기도에서 20년 살다가 10년 전에 거창군으로 귀농했다”면서 “거창군이 귀농귀촌을 주요 정책으로 지원하면서 10여년 동안 거창에 정착한 귀농귀촌 인구는 9천명을 훌쩍 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귀농귀촌인연합회장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귀농으로 시골에 살다보면 동네마다 문화가 다 틀려서 적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최소 20~30% 정도는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귀농인들의 성공 정착 비결로 “그 동네에 들어갔으면 동네분들 하고 같이 어울리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내가 혼자 사는 게 최고라며 동네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떨어져 지내면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들이 없다”고 귀농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0여년 전 우리가 귀농할 때 전국적으로 귀농바람이 많이 불어서 도시에서 정년 퇴직하고 집 팔고 귀농해서 땅 사고 자기 나름대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실패한다는 언론보도가 많이 나와서 망설이는 분들도 주위에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회장은 거창군내 귀농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도시에 계신 분들이 시골에 내려가면 굉장히 잘 살 수 있다는 생각하는 것 같은데 막상 부딪혀보면 어려움이 많다”면서 “예를들어 십여년 전에는 거창군의 땅값이 굉장히 쌌지만 지금은 많이 올라 농지를 매입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귀농으로 농지가격이 많이 올라가면서 돈많은 투기세력들도 몰래 들어와 농지가격을 높여놓는 바람에 귀농인들은 농지를 구입하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농사를 짓는데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 수천평 이상의 농지가 필요한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귀농희망자들이 더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주문했다.

귀농귀촌의 거창군 정책을 묻자 “거창군이 인구 6만 명 사수 운동에 들어갔는데 특히 청년들을 많이 이주해 올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들어오면 갈수록 고령화 돼 가는 거창군이 젊어지면서 활기를 띨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거창군 귀농귀촌인연합회는 지난 8일 거창군에 귀농귀촌한 이주민들이 한데 모여 한마음대축제를 개최한 자리에서 거창군과 공동으로 ‘인구늘리기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젊은 귀농인을 유치하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거창군은 교육특구로 지정돼 있어서 젊은 부모들이 전원생활을 하며 자녀를 서울 사대문안 대학으로 진학 시킬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자녀교육부분이 귀농귀촌희망자들로부터 큰 매력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거창군귀농귀촌인연합회는 현재 SNS를 통해 6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회원이 중심이 돼 거창군 인구 6만명 사수 등을 위한 귀농인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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