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주’ 갈등·편견 없는 지역사회 공동체 만들기 ②
김정희 다문화이해강사 KCTV 다문화대상서 ‘대상’ 영예
불안정한 근로환경 ‘걸림돌’…다문화여성 자기개발 중요

김정희 국제가정문화원 다문화이해강사가 제주매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정희 국제가정문화원 다문화이해강사가 제주매일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상은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제주의 모든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8일 제10회 KCTV가 주최한 다문화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중국 출신의 김정희 국제가정문화원 다문화이해강사(47)의 수상 소감이다.

그는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다문화 이해 교육 등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개선에 앞장섰다는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씨는 이번 수상 외에도 2015년 자랑스런 읍민대상, 2019년 세계인의 날 기념 도지사 표창,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 표창 등 포상 기록도 여러 차례다.

그는 미용사, 한식·양식 조리사, 1급 다문화심리상담사, 2급 바리스타, 3급 대화기법상담사, 2급 사회복지사, 3급 청소년지도사, 1급 실버인지운동지도사 등 십 수개의 자격증 보유자이기도 하다.

김정희 국제가정문화원 다문화이해강사가 KCTV가 주최한 다문화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김정희 국제가정문화원 다문화이해강사가 KCTV가 주최한 다문화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십 수년째 희망원과 요양병원, 정신병동 등에서 미용 등 봉사활동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그이지만 불안정한 근로 환경에 처해있다.

그는 국제가정문화원(원장 임정민)에서 다문화이해강사로 8년째 근무하고 있다. 공공근로·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의 일자리인 만큼, 1년에 8개월만 근무하고 4개월은 쉬어야 한다.

그의 한 달 급여는 120여만원에 불과한데다 내년에 근로사업에 신청하더라도 다시 일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상반기 4개월, 하반기 4개월 총 8개월 간 근무하게 되는데 올해 12월로 그의 근무기간은 끝난다.

그는 2020년에 다문화이해강사로 신청했지만 탈락해 1년 동안 강사일을 쉬어야 했다.

국제가정문화원에서 근무하는 모든 강사가 김씨와 같은 처지다. 모두가 지원했다가 탈락했던 경험이 있다.

공공근로·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근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지원자의 업무능력과 열의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의 수상 소감처럼 더욱 열심히 일하려고 해도 환경이 여의치 않다.

이처럼 적은 임금과 불안한 근로환경에도 그가 다문화이해강사를 고집하는 것은 ‘보람과 긍지’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 초기에 정착할 때는 공장에 취업했다. 몇 년간 다니다가 회사 사정으로 문을 닫게 되자 임정민 원장의 권유로 국제가정문화원에서 다문화이해강사로 취업했다.

김씨는 “국제가정문화원에서 배운 것을 초기 입국한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사회복지 행정업무 등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 더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배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남편의 일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강사일을 그만 하고 다른 일을 찾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음에도 이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제주의 하귀와 애월 지역에도 다문화가정이 많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다문화사업을 진행하는 가족센터가 있지만 이곳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그 곳으로 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제주의 하귀와 애월 지역의 다문화가정이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가족센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업무는 연속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근무하는 사람이 자주 바뀌다 보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초기 입국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당부의 말도 건넸다. 김씨는 “본인이 먼저 성장해야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을 도와줄 수 있다”며 “다문화여성들에게 자기개발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