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경남도립거창대학 ‘스마트귀농귀촌학과’
‘조경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에 유리 입학생 몰려
금요일 야간·토요일 전일 실습 맞춤형 교육 이점

경남도립거창대학 스마트귀농귀촌학과 학생들이 농기계 조작 실습을 하고 있다.
경남도립거창대학 스마트귀농귀촌학과 학생들이 농기계 조작 실습을 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 설립한 경남도립거창대학이 올해부터 ‘스마트귀농귀촌학과’를 개설, 운영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이 소멸위기 지역의 대안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특성화학과’를 개설한 것이다.

스마트귀농귀촌학과는 대학생이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한다고 알려지면서 개설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고 한다. 올해 처음 신입생이 입학한 가운데 1학년 재학생의 평균 연령이 60세를 훌쩍 넘기고 있다고 한다.

이 학과의 또다른 특징은 수업 과정에 있다. 성인 전담 평생교육학과로 귀촌귀농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은퇴 예비자들을 위한 2년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 과정은 ‘귀농 귀촌’에 특성화 돼 이론수업은 주중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만 진행된다. 재학생들의 편의를 감안해 실시간 수업이 아니라 출석과 강의를 거창대학 온라인 학습 관리 시스템(LMS)을 통해 진행한다. 이 대학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온라인 수업을 시간 날 때마다 수강하면 된다.

특히 ‘귀농’의 특성상 실습과정은 필수적인데 이는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낮을 활용해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거창이나 경남은 물론 서울과 강원, 제주에서도 입학하는 학생이 있다고 귀띔했다. 올 3월 20명을 뽑는 수시모집에 총 35명이 지원했고 1명을 뽑는 정시 모집에 네 명이 지원했다. 그중 서울과 부산 등 다른 지역 거주자가 30%에 달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학기 중에 매주 금요일 야간수업에 출석한 후 1박2일 동안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과가 전국의 예비 귀농귀촌인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요인은 ‘조경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과정 중 필수과목인 ‘조경’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진행하는 ‘조경산업기사’의 자격 관련학과로 지정됐다. 스마트귀농귀촌학과를 통해 조경 관련 강의를 이수하고, 실습과정을 거치면 ‘조경산업기사’ 자격증 시험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학과에 입학하기 위한 대기 수요자도 많다고 학과측은 설명했다.

원예와 스마트팜 교육과정도 야외 실습장과 이동식 온실, 그리고 현장학습을 통한 전문적 수업과정으로 짜여져 있다.

초빙교수와 전문 시간강사를 초빙해 사과, 딸기, 오미자 등 계절별 특화작물을 기르는 이론 강의와 현장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귀농·귀촌인이 농촌마을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농촌의 정서나 문화, 관계에 대한 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귀농·귀촌을 위한 단기 교육과정은 농촌지역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경남도립거창대학처럼 정규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례는 사실상 없다.

일부 대학이 사이버대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농업기술센터 등 공기관이나 평생교육기관이 농업인대학이나 귀농대학을 개설해 놓은 정도이다.

거창대학의 스마트귀농귀촌학과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의 대학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학과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도립대학도 거창대학을 벤치마킹해 웰니스귀농귀촌학과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거창대학의 스마트귀농귀촌학과는 학령기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이 귀농·귀촌을 원하는 인구의 교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은 물론 지역특성에 맞는 학과 개설을 통해 지역과 상생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소멸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대학과 지자체가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학의 학사과정을 통해 보다 지속적인 정책으로도 발전시키는 한편 신입생 증가를 통해 활력을 얻는 긍정적 효과도 얻고 있다.

김용수 학과장은 “자격증 취득 이외의 과정에 시골 정서나 관계 등도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라면서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과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라고 전했다.

김 학과장은 “신생 학과이지만 전국에 소문이 나면서 벤치마킹을 하는 대학이 많아 조만간 전국의 많은 대학에서 귀농귀촌학과를 신설할 것”이라며 “귀촌귀농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고 다양한 장학제도로 입학을 원하는 분들이 아주 많아 학과 개설은 성공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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