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에필로그
인생 2막 설계 위한 제주이주는 도시인들 ‘로망’
좋은 일자리·주거문제 해결 없이는 ‘백약이 무효’

지난 11월 25~26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사회적농업 심화주제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농촌이 바라는 청년의 삶에 대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사진=강석영 기자)
지난 11월 25~26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사회적농업 심화주제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농촌이 바라는 청년의 삶에 대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사진=강석영 기자)

제주매일이 인구 100만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살고싶은 제주’ 홍보 프로젝트를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시즌2로 ‘제주살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여덟차례에 걸쳐 다양한 기획기사를 게재했다.

지난해 한달살기 체험을 통해 4가족이 제주로 이주하는 성과를 거뒀고, 올해도 한달살기 체험을 했던 3~4가족이 제주로 이주할 뜻을 전해오고 있다.

‘제주살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는 제주로 이주를 생각하는 다른 지방 주민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기획에 신경을 썼다.

제주매일의 지원프로그램으로 한달살기를 체험한 분들은 대부분 제주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바쁜 대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여유있는 삶을 누리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해마다 서너차례 이상 제주를 방문하면서 이주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됐고, 바쁜 회사일 때문에 아내와 혹은 자녀와의 관계단절에서 회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한달살기 체험을 통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면서 자녀와 낚시를 하거나 오름으로 바다로 돌아다니며 제주이주를 구체화 하고 있었다.

인생 2막을 위해 제주이주를 생각하는 도시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였다. 어디서 살 것인가와 어떤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였다.

제주매일이 국내의 귀촌·귀농사례를 참고하는 과정에서도 이주를 생각하는 도시민이나 이주를 필요로 하는 농어촌지역 모두 ‘주택’과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이주를 성사시키는 열쇠였다.

국내 퍼머컬처(Permaculture) 이론의 선구자인 임경수 박사를 인터뷰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였다.

퍼머컬처는 영속적 농업(Permanent Agriculture) 또는 영속적 문화(Permanent Culture)를 의미한다. 미래의 생태적이고 효율적인 삶의 양식에 대한 사상과 방법론을 정립해 전세계 생태주의 활동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임 박사에 따르면 농촌의 문제는 농촌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농촌 자본시장의 ‘돈맥경화’ 현상에 기인하면서 농촌경제가 피폐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지역도 이러한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골목상권은 사라지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유통매장에서 쇼핑을 하면 수익의 대부분은 본사가 있는 서울로 빠져나가는 구조이다. 제주에 대기업에 버금가는 좋은 일자리가 생기지 않게 되면 ‘제주이주’와 관련되는 모든 정책은 ‘백약이 무효’이다.

특히 다른 지방의 농촌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로 인해 활력을 잃고 있다. 때문에 청년들의 유입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 거창군 귀농귀촌연합회와 거창군이 공동으로 젊는 청년 귀농인의 거창군 이주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이 좋은 예이다. 청년들이 농어촌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주거시설과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임경수 박사는 이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면서 “현재 농촌이 직면한 문제는 기후위기, 식량위기, 지방소멸 혹은 농업위기 등 3대 위기”라면서 “이들 위기가 중첩돼 있는 만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농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점은 제주의 입장에서도 되새길만 하다.

제주도는 현재 인구 7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제주지역경제에 보다 활력을 불어넣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 100만 시대를 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이를 위해 도내에 상·하수도, 전기, 교통망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이 바탕 위에 젊은 청년들이 살고싶어하는 제주를 만드는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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