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주’ 갈등·편견 없는 지역사회 공동체 만들기 ③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장 “이주여성 능동적 사고·태도도 중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거부감을 친밀함으로 변화…녹아내려야”
결혼이주여성 안정적 지원 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정 필요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장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장

제주에서 다문화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이들이 겪는 차별과 소외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결혼이주여성의 능동적으로 지역공동체 일원이 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정책의 핵심은 상호수용과 인정, 존중임을 강조한 것이다.

제주매일은 임정민 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제주’ 갈등·편견 없는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번 기획보도의 마지막에 담았다.

다음은 임정민 원장과 일문일답.

△ 편견과 차별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구성원은 약 1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를 차지한다. 다문화 출생아 수는 전체 출생아의 5.9%인 1만800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다문화 수용성은 최근 오히려 낮아져 다문화가족이 겪는 일상적 차별과 소외는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은 지역사회 구성원의 인식이 여전히 배타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기 보다는 외국인이라도 어느 국가냐에 따라 갖게 되는 선입관과도 무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문화가정이 일상 속에서 겪는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문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시설 종사자들의 변화를 위해 다문화 이해교육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부터 다문화 이해교육을 정규 교육시간에 반영하여 다문화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로 봉사단을 구성해 지역 내 경로당 등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으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거부감을 친밀함으로 변화하면서 스스럼없이 지역사회에 녹아내렸으면 한다.

△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싶어 하지만 녹록치 않다

= 결혼이주여성들이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종 자격증을 취득해도 전문적인 일을 하기 어렵다.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활용하지 못할 경우 결혼이민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큰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사회 전반에 결혼이민자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정 인원에 대한 결혼이주여성 채용을 제도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취득한 자격증을 버리고 농사일 또는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로 경제활동을 소모하지 않도록 공공기관에서부터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 이러한 사례가 사회 전반에 확대돼 결혼이주여성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되길 바란다.

△ 이주여성들이 제주에서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요구되는가.

= 지역사회의 다문화 인식개선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결혼이주여성 스스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주민과 소통하려면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불어 제주어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제주의 고유문화도 배워야 한다. 특히 제주의 ‘삼춘’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면 지역주민과의 공감대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혼이주여성 본인 스스로도 능동적 사고로 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지역공동체와 함께 동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마련도 필요하다.

△ 국제가정문화원장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인구 50만을 넘는 제주시에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공공단체는 제주시가족센터 1개소만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시 서부지역의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인구증가로 다양한 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정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 국제가정문화원에서도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정착과 다문화가족 자녀의 정서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지만 운영상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재정적으로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지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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