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계묘년, 토끼띠의 소망
이효신 “매장 어쩔 수 없이 정리…그래도 희망을 기대해”
배유진 “두 아들 친구들과 얼굴 보며 대화 재미 느끼길”

1975년생 토끼띠인 이효신씨(왼쪽)와 1987년생 토끼띠인 배유진씨
1975년생 토끼띠인 이효신씨(왼쪽)와 1987년생 토끼띠인 배유진씨

숨 가쁘게 달려온 임인년(壬寅年) 한해가 저물고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지난해에도 지속된 코로나19와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여건 악화가 올해 경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예년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신년을 맞는 분위기다.

수년째 이어진 경기 침체로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시름하는 등 팍팍한 삶을 살다보니 새해를 맞았지만 희망보다는 어두운 전망을 점치는 이들도 많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제주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끊임없이 발생하는데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9월 16일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해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해 지난 7월에는 2.9%, 10월에는 2.7%로 각각 전망한 바 있으나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 에너지 문제 장기화,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2%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은 1.7%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어쩌면 지난해 보다 더 힘든 질곡의 시기를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어제보다는 오늘이, 저문해 보다는 새해가 더 나은 삶이 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같은 위기를 공유했고, 같은 출구를 소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끼띠인 이효신씨(1975년생)는 제주시 두 곳에서 휴대폰 판매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매장 한 곳을 정리하는 중이다.

팬데믹 여파로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급감한데다 중국 공장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제품 휴대폰 물량 수급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물량 수급이 이뤄지지 않아 문 닫는 휴대폰 판매장이 나올 정도다.

이효신씨도 경기 침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 힘들어 9년 동안 운영했던 가게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해에는 신학기 특수조차 없었지만, 올해는 그래도 전년도보다 조금은 더 나아지길 희망한다. 지난해 연말 분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꽁꽁 얼었던 소비심리가 풀리고 있어 이번 설 명절 특수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게를 정리하고 직원을 두지 않고 가족 경영으로 축소 운영을 하게 돼 가슴이 아프지만, 올해는 경기가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지 않고 있다”며 “이는 모든 자영업자의 희망이자 염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배유진씨(1987년생)는 올해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학교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당연한 일상이 되찾길 희망했다.

배씨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큰 아들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 아들을 두고 있다.

어린 나이임에도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배씨는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과 비대면 수업 병행으로 친구들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큰 아이의 말을 들어보면 1학년 때는 학교 친구들과 대화를 줄이기 위해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다”며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학교 참관 수업도 큰 아이가 2학년이 돼서야 처음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배씨는 1학년 때 담임교사와 직접적으로 대면한 적은 없다. 배씨는 학교 졸업 앨범을 통해 1학년 담임교사의 얼굴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뛰노는 것 보다 TV와 인터넷 유튜브, 게임 등 미디어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배씨는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다 보니 TV와 인터넷, 게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TV와 인터넷을 줄이고 가족과 친구들과 대화하며 공감하는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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