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듣는다
지난해 미래 먹거리산업 청사진 그려…올해 본격 추진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위한 국민 공감대 설득 논리 개발
“산적한 현안 해결해 도민 한 분 한 분 빛나도록 할 것”

민선 8기 도정이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나며 새해를 맞았다. 신년 대담을 통해 제주 지역 현안에 대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생각과 해법 제시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매일과의 신년 대담에서 향후 도정 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매일과의 신년 대담에서 향후 도정 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민선 8기 도지사로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느낀 소회와 성과 및 아쉬운 점은.

= ‘도민이 주인 되는 도민 정부 시대’를 열어나갈 것을 약속하며 제39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 취임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변함없이 성원해주시는 제주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6개월 민생경제 안정과 경제체질 혁신, 복지·안전 강화를 위해 숨 가쁘게 현장을 누비며 도민들과 소통했다. 민생현장에서 제주가 불확실성이 커진 대전환의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한번 도약할 준비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제주가 쌓아 온 저력을 바탕으로 제주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도민들께 약속드린 민선 8기 제주도정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추진체계를 정비했다.

도심항공교통(UAM)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 민간 항공우주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 그려졌고, 제주를 빛나는 미래로 이끌어줄 공약 실천 계획도 수립했다.

민선 8기 도정 철학이 본격 반영된 조직과 인사를 기반으로 주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실질적인 도민 중심 도정을 만들어 나가겠다.

△2023년 제주도정 역점 추진 시책은. 그리고 향후 재임 기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 2023년을 제주가 다시 도약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며 미래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제주경제가 다시 뛰도록 활력을 불어넣겠다. 또 주요 정책과제 추진에도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겠다.

우선 제주경제를 살리기 위한 3가지 분야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제주경제의 도약을 뒷받침하겠다. 세부적으로 민생경제 활력 5000억원, 취약계층 보호 4000억원, 미래 성장 견인 3000억원을 투입해 제주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겠다.

나아가 아세안+α 정책을 더욱 구체화해 제주의 외연을 확장하고, 기업 성장과 투자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 또한 제주의 지리적 장점과 브랜드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환태평양과 중동지역까지 전략적 국제관계를 확장해 새로운 글로벌 협력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15분 도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등 민선 8기 도정의 핵심 정책에 대한 용역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도민 공감대 속에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속도감 있게 정책을 가시화시켜 나가겠다.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복지체계 마련도 중요하다.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통합 돌봄체제로 개편하고, 행정시와 읍면동 중심으로 돌봄 전담 조직도 확대해 나가겠다.

남은 임기동안 특별자치도의 폐해,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와 초고속 성장에 따른 부작용, 청년층의 상실감, 제2공항을 비롯한 첨예한 갈등 등 산적한 현안을 모두 해결하고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이 빛나는 제주를 구현하겠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도민 갈등 해소방안은.

=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다.

제주도정과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 건설 사업의 당사자로서 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도민의 삶과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제2공항 건설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가늠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이 지난 10월 말 마무리됐지만 아직도 제대로 된 내용이 도민들께 공개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에 대해 국토부의 보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도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제2공항 건설이 국책사업이지만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도민 이익 최대화, 갈등 최소화라는 원칙에 따라 도민들의 역량을 모아 해법을 모색하겠다.

△제주가 각종 정부 정책의 시험대로 이용되면서 도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제주도가 정책 가늠 터로 이용되는 데 대해 지사로서의 생각은.

= 제주의 특수성과 지리적·산업적 장점을 활용한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도민들에게 결실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제주가 정부 정책을 가장 먼저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특별자치도이다. 제주는 2006년 전국 최초의 특별자치도로 출범해 대한민국 지방분권 시대를 선도적으로 이끌며, 양적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도지사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되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약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제주는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한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특별자치도로서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한다.

CFI2030 또한 정부 정책의 좋은 사례다. 탄소중립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한 제주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이 18.3%로 국내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이라는 담대한 도전에 나설 수 있었다. 또 지리적·산업적 장점을 바탕으로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을 전국 최초로 상용화하겠다. 특히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때 연관 산업과 인재 육성에도 힘쓰며 제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정부 정책의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해 제주의 위상을 높이고 도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가겠다.

△ 제주도 평균 임금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저임금과 고물가 등으로 제주청년들이 제주도를 떠나고 있다. ‘좋은 일자리’ 정책이 있어야 ‘15분 도시’ 공약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제주를 떠나지 않고, 이곳 제주에서 큰 꿈을 펼치도록, 제주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 도정의 핵심공약인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공약’을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기업하기 좋은 제주를 조성하고 있다.

기업의 상장은 지역경제 규모의 성장과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며,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찾을 것이다.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를 위해 ‘제주지역 상장희망기업 투·출·융자 및 상장 지원을 위한 업무헙약’을 체결한 한국거래소와 지역은행 등 관계 기관 9곳과 함께 상장 지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해 10억 원을 투입해 기업별 맞춤 지원을 시작하고 자금 지원 확대를 위한 상장 지원 맞춤형 펀드도 조성하겠다.
제주가 강점을 가진 그린수소와 UAM, 민간항공우주산업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고, 관련 기업들이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 워케이션의 성지로 거듭난 만큼, 더 많은 수도권 기업들을 제주로 유치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견실한 도외 기업 유치와 향토기업 육성의 시너지 효과 유도하고, 기업의 성장과 투자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

또한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을 시설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15분도시 제주’를 추진해, 도민이 제주 어디에서 살더라도 보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기본구상 용역의 윤곽이 나오는 2023년 하반기에는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컨퍼런스와 비전선포식을 개최해 제주형 15분 도시에 대한 발전 방향과 정책 비전을 도민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2024년부터는 15분 도시 제주 관련 시범지역 생활권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4·3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는.

= 74주년을 맞은 지난해는 ‘국가보상금 지급’이라는 제주 4·3의 새로운 역사를 쓴 특별한 한 해이다.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제주에서 실현되고, 한국전쟁 전후 전국에서 벌어졌던 과거사 문제 해결에 큰 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보상금 지급과 함께 직권재심을 통한 4·3군사재판 수형인의 명예 회복도 이뤄지고 있다.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보상과 명예 회복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특히 희생자와 가족 간의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나가겠다. 또, 한국사와 역사 교과서에 제주4·3이 내실 있게 서술되어 진실되고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아가 미국의 책임규명과 4·3의 정명찾기,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이뤄나가며,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온 힘을 다하겠다.

△제주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청정한 자연환경이다. 환경 자원을 지키기 위한 환경보전분담금 제도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제주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청정한 환경을 보전하고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원인을 발생시킨 자가 환경 회복·복원에 책임을 지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에 근거한 제도다.

우리 제주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천혜자연의 보고로,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제주지역 인구는 2010년 57만명에서 2019년 69만명으로 2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생활폐기물 처리비용은 407억 원에서 2650억 원으로 551% 급증했다.

수치만 놓고 봐도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교통, 하수처리 문제를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도입 취지에 공감할 수 있다. 세계가 인정한 생태·환경·생물자원의 보고 제주를 지키는데 국민 여러분이 공감해줄 것이다.

현재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을 위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논리를 개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입법안을 마련해 연내에 국회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