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현아 벨아벨팜㈜ 대표…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조성 박차

입도 생활 중 유기묘 구조·입양한 후 개발 시작 ‘주목’
조릿대 이어 광어·전복·딱새우 등 도내 신선 재료 탐색

지난해 10월 29일 청년 농업공동체 ‘프로젝트그룹 짓다’가 마련한 특강에서 강연 중인 문현아 대표. [제주매일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29일 청년 농업공동체 ‘프로젝트그룹 짓다’가 마련한 특강에서 강연 중인 문현아 대표. [제주매일 자료사진]

제주 청정 원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반려동물 헬스케어 브랜드 ‘프롬한라’ 제품을 만드는 벨아벨팜㈜의 문현아(36) 대표는 내년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특히 대형견과 함께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을 운영할 애견훈련사들이 반려견들의 행동 교정도 할 수 있는 곳이 문 대표의 구상이다. 벨아벨팜이 제주산 원물을 가공해 만든 제품도 현장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폭설로 갇혔던 길이 뚫린 지난달 26일 오전 이곳에서 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10월 29일 도내 농업 청년 공동체인 ‘프로젝트그룹 짓다’의 ‘월간 도시락’ 프로그램에서 문 대표가 한 강연 내용을 엮어 기사로 담아냈다.

문현아 대표가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를 만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반려묘 봉봉이의 구조 당시 모습. [사진 제공=문현아 대표]
문현아 대표가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를 만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반려묘 봉봉이의 구조 당시 모습. [사진 제공=문현아 대표]

‘봉봉이’ 위한 문제해결의 연속

문 대표의 이력은 그가 ‘문제해결형 인간’라는 점을 떠올리게 된다. 우선, 낯선 지역에서 낯선 분야인 동물 사료 제조판매업에 뛰어든 과정이 그렇다.

2015년 제주도로 이주해 생활하던 문 대표는 성산읍에서 유기묘 ‘봉봉이’를 구조한 뒤 입양했다. 유기 생활 중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수술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봉봉이를 돌보던 중 문 대표의 관심은 사료로 연결됐다.

국내 유통 사료 70%가 수입산이고 유통의 편리함을 섞는 ‘육분’이 “내장뿐만 아니라 눈알, 뼈, 닭벼슬, 이런 것들을 다 넣어서 가공한다는 걸 알고 나니까 별로 먹이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추가 조사로 ‘좋은 사료를 만들면 살 사람들이 있겠구나’라고 판단한 그는 사료 개발에 나섰다. 문제는 좋은 원료를 쓰면 가격이 높아지는 구조였다. “저가이지만 효능이 좋은 원료를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한라산 조릿대를 알게 됐다.

조릿대 전문가와 연결이 되면서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동물 실험을 했지만 부작용이 아예 없었다”는 말에 고무됐다. 그렇게 피부 염증 진정 효과도 있는 프리미엄 사료 제품이 탄생했다.

반려동물 사료용 원재료로 전복을 사용하기 위해 해녀학교까지 입교한 문현아 벨아벨팜㈜ 대표. [사진 제공=문현아 대표]
반려동물 사료용 원재료로 전복을 사용하기 위해 해녀학교까지 입교한 문현아 벨아벨팜㈜ 대표. [사진 제공=문현아 대표]

새 재료 찾아 해녀학교도 입교

이후 문 대표는 새로운 청정 제주산 원료 찾기에 나섰다. 그중 하나가 제주산 광어(!)였다. 숱한 문전박대를 겪으며 양식장 업자들에게 들은 얘기는 현행법상 비상품 광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일식집에 회덮밥용 재료를 대는 광어 순살 필레 제조공장으로부터 납품받았다. 문 대표는 “초 고퀄리티의 광어를 쓰게 되면서 저희 브랜딩이 프리미엄으로 가게 됐다”며 웃었다. 이 과정에서 닭가슴살은 무항생제 원료로 쓰고, 제주산 고구마와 단호박까지 넣는 제품이 만들어졌다.

난관은 다시 찾아왔다. 코로나19로 광어 순살 가공공장이 문을 닫았다. 제주광어를 쓰는 ‘츄르(고양이 간식용 액상 사료)’ 경쟁제품도 나왔다. 문 대표는 ‘잠업 수산물’로 눈을 돌렸다. “집 마당에 테이블을 깔아놓고 (직접) 광어 손질을 해서 (공장으로) 보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할 정도로 마음이 급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문 대표의 이번 문제해결 방법은 ‘전복을 내 손으로 직접 따보자’는 생각에 해녀가 되기였다. 제주한수풀해녀학교에 입교해 물질을 배웠다. 하지만, 어촌계의 벽이 높은 탓에 실제 해녀가 되지는 못했다. 결국 전문업체로부터 전복을 조달하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내 손으로 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프롬한라 제품군. [사진=벨아벨팜㈜ SNS 계정]
프롬한라 제품군. [사진=벨아벨팜㈜ SNS 계정]

그렇게 해서 최근 딱새우와 전복이 들어간 액상 사료가 제품군에 추가됐다. 이 밖에도 피부 진정을 위한 펫미스트, 육류 앨러지가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비건 쿠키 등의 제품이 ‘이걸 팔면 판매 수익이 오르겠지’가 아닌 ‘이건 정말 필요해’라는 반려인의 고민 해결을 위해 탄생했다.

문 대표는 양식관어 비상품 반출 제한 같은 제도가 바뀌길 바라고 있다. 그는 “청정지역으로서 제주도의 이점은 분명히 있다”며 “현장에서 비상품 농수산물 활용을 바라는 니즈(욕구)를 굉장히 많이 느낀다. 직접 전화해서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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