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6월 18일까지 박경훈 작가 초대전 ‘새김과 그림’ 개최
판화와 그림 100여 점 전시…4·3 75주년 기념한 저항의 기록 고스란히

박경훈 작 ‘정명-두무인명상도(正名-頭無人冥想圖’
박경훈 작 ‘정명-두무인명상도(正名-頭無人冥想圖’

제주방사탑을 배경으로 죽창과 칼을 들고 있는 머리가 없는 ‘4·3전사’.

민중작가이면서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경훈이 5년 전 제주4·3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대형 판화작품 ‘정명-두무인명상도(正名-頭無人冥想圖’다.

나무판을 세로로 연결시켜 완성한 이 대형 판화작품은 최근 일부 보수정당과 극우단체의 4·3 왜곡과 폄훼로 얼룩져버린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을 예고한듯 여전히 ‘빨갱이’ 이념 논란에 가둬져 구천을 헤매는 4·3영령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주4·3의 실체를 목판화 연작으로 전국에 알려온 박경훈 작가의 작품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신의 뿌리인 광주시로 가서 광주시민들을 만난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이 제주4·3 75주년을 기념해 4·3 기억투쟁의 현재성을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타올랐던 현장, 광주에서 선보이기 위해 ‘박경훈: 4·3 기억투쟁, 새김과 그림’을 초대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3,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회에는 박 작가의 판화와 회화작품 100여 점이 내걸렸다.

‘새김’ 세션에는 민주·인권을 향한 제주도민의 저항의 기록과 목판화가 가지는 미학적·실천적 가치를 제시하는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이 소개된다. 제주4·3에서 비롯된 생각의 무게를 읽을 수 있다.

‘그림섹션’에서는 디지털 프린트한 화면 위에 아크릴을 사용한 ‘국가의 기초’, 포토콜라주 화면 위에 아크릴로 작업한 ‘숟가락-빨치산의 인식표’ 둥 콜라주에서부터 최근 디지털 제작방식을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준기 관장은 “제주4·3 75주년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박경훈 작가의 현실 참여적 예술활동을 통해 제주4·3사건의 기억을 소환하고 연대의 가치를 살필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6월 18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박경훈:4·3 기억투쟁, 새김과 그림’ 개막식은 오는 7일 오후 5시 광주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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