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6월 13일까지 고영일 사진전 ‘제주포구①’
서민생활연구자 고광민씨 포구이야기 더해져 주민 생활사 조명도

고영일 작 1970년대 다끈개
고영일 작 1970년대 다끈개

험한 화산섬, 제주에서 살아 버티려는 사람들의 몸부림이 사무쳐 있는 포구.

제주의 포구는 바다밭을 일구는 해녀와 뱃사람들의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또, 포구는 섬과 밖의 경계이자 육지부와의 교류가 이뤄지는 시작점이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각종 개발사업에 의해 사라져가고 있는 것도 포구다.

제주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아련한 추억이 돼 가는 포구를 사진기록으로 추적해 나간다.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대표 고경대)은 13일부터 오는 6월 13일까지 고영일 사진전 ‘제주포구 ①’을 연다.

개성있는 향토색 짙은 제주를 재발견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제주자연과 생활, 인물 사진 등을 발굴해 전시하고 있는 큰바다영이 이번에는 제주포구 사진들을 꺼내놓는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고(故) 고영일(1926~2009)이 찍은 1960년대에서부터 1980년대 제주포구 사진들이다.

전시명처럼 앞으로 3차까지 예정된 제주포구 사진전의 첫 순서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는 제주포구는 제주 해안의 거친 용암바위 사이에 자연지형을 이용해 일일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것들이다.

1950년대 서귀포시 보목 제지기오름에 올라

바윗돌로 이뤄진 ‘코지’와 그 주위에 담을 둘러 만들거나 바위를 쪼아 만든 포구의 원풍경이 사각 프레임에 담겼다.

사진과 더불어 서민생활연구자인 고광민씨의 포구이야기가 더해져 포구의 특징과 포구와 관련한 그 지역사람들의 생활사까지도 들출 수 있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제주의 포구를 어떻게 남겨야 할 지에 대한 과제도 풀어보는 기회가 된다.

고광민씨는 “고영일이 남겨놓은 제주포구 원풍경은 제주도 역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료나 다름 없다”면서 “제주포구 사진을 하나하나 보면서 제주도 역사 문화를 해석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큰바다영 개관시간은 매일 오후 1~7시다. 매주 수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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