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시아 그린그림 대표 ‘찐환경카페’ 비굳카페 개점

PLA 제품 사용하는 카페 개설…친환경 플라스틱 대중화 시도
교육장 활용 ‘희망’…정책 입안자에 영향 ‘친환경 카페’ 전국화
플라스틱 업사이클한 티셔츠·모자·파우치 등 힙한 굿즈도 ‘눈길’

이시아 그린그림 대표가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용기의 생분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이시아 그린그림 대표가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용기의 생분해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문호 기자]

PLA(Polylactic Acid)는 흔히 말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석유화학 제품인 PET나 PE, PP 등의 합성수지와 달리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원재료로 하기에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플라스틱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폐해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고조된 가운데 제주도 또한 근본 대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착한 일회용품 생분해 플라스틱’을 표방하는 ‘플레이플라(Play Pla)’의 브랜드 역사도 그러한 고민 속에서 시작했다. 2018년부터 플레이플라로 생분해 플라스틱의 대중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그린그림의 이시아 대표는 최근 다시 한 번 사고(?)를 크게 쳤다.

지난 3월 31일 제주시 제주여자중고등학교 길 건너편에 ‘생분해 플라스틱의 전 주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전국 유일 찐환경카페’인 ‘비굳(Be Good) 커피’를 개점했다.

기존 플라스틱의 대안 중 하나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이지만, 막상 쓰고 나서 처리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고민에서 저지른 사업 확장이다. 이 대표는 비굳을 통해 “플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대중화로 이끌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린그림이 지난달 31일 개점한 ‘비굳커피’에서 판매 중인 생분해 플라스틱 활용 굿즈. [사진=조문호 기자]
그린그림이 지난달 31일 개점한 ‘비굳커피’에서 판매 중인 생분해 플라스틱 활용 굿즈. [사진=조문호 기자]

제주권역 미세먼지(PM10) 주의보 속에 찬바람까지 불어댄 22일 오후. 이곳 카페 뒷마당 한켠 작은 공간에서 옥수수 전분 100%로 만든 ‘플라’가 생애(?)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다.

그린그림은 기존 미생물형 음식물 처리기로 플라를 생분해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미생물로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듯이 미생물을 넣어 생분해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자연 유산소(퇴비) 및 혐기성(쓰레기 매립) 환경에서 분해된다. 그린그림은 국내 미생물형 음식물 처리기 개발 기업과 협업을 통해 PLA의 분해를 촉진하는 R&D를 진행 중이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듯 PLA를 좋아하는 미생물이 살기 좋은 온습도, 이르자면 그들이 마음껏 먹고 즐기며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관건이다” 라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이는 그린그림 측에서도 첫 시도였는데 예상보다 결과가 좋았다.

이 대표는 “완전 분해에 한 달 이상은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2주 정도만 돼도 웬만큼 분해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플라를 조각내서 넣었는데 지금은 통째로 넣어도 같은 결과를 얻고 있다.

비굳에선 일반 카페에서 파는 식음료 외에 플레이플라의 업사이클링 제품 전시·판매도 겸하고 있다. 카페 입구 쪽 벽에 플라스틱을 업사이클한 티셔츠와 모자, 파우치 등 ‘힙(Hip)’한 감성 가득한 친환경 굿즈(Goods)들이 일반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린그림이 지난달 31일 개점한 ‘비굳커피’ 외부 전경. [사진=조문호 기자]
그린그림이 지난달 31일 개점한 ‘비굳커피’ 외부 전경. [사진=조문호 기자]

이 대표는 비굳에서 실험을 완성한 뒤 이를 확대하는 꿈을 꾸고 있다. 도내 주요 거점은 물론 전국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을 널리 알려 플라스틱을 대체해보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매일 커피를 즐기면서도 생분해 플라스틱을 구매할 수 있게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흔히 말하는 ‘친환경 카페’를 퍼트리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나아가 “이를 정책으로 재현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이런 방향으로 가자’라고 제안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도외로 반출 처리하는 폐플라스틱 처리 비용만 매년 100억원 안팎, 전체 처리비용은 연간 수백억원 이상으로 제대로 집계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더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 대표는 비굳이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의 교육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찾는 시민들의 방문이 즐겁다. 카페 직원은 “아이와 함께 찾는 분들이 관심을 더 기울이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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