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작가, 9월 15일부터 제주4·3평화공원서 ‘메모리얼 샤워’
오는 27일·6월 3일 할망마당 상영회서 2012년 작품 ‘비념’ 상영

고(故) 김동일 할머니의 젊은 시절(사진 왼쪽)과 임흥순 작가(사진 오른쪽).사진 가운데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전 모습
고(故) 김동일 할머니의 젊은 시절(사진 왼쪽)과 임흥순 작가(사진 오른쪽).사진 가운데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전 모습

4·3사건과 10년 전 강정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문제를 담은 2012년도 영화 ‘비념’이 다시 상영된다.

영화 ‘비념’의 촬영지이자 주인공인 고(故) 강상희 할머니의 집 마당인 제주시 애월읍 납읍로 6길 25-1번지, 이곳에서 임흥순 감독과 ‘비념’의 공동기획과 프로듀서이자 강 할머니의 외손녀 김민경씨의 참여아래 영화 상영회가 마련된다.

아트스페이스 씨와 제작사 반달이 주관하는 ‘할망마당 상영회’는 오는 9월 15일부터 11월 12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임흥순전 ‘메모리얼 샤워(MEMORIAL SHOWER)’의 첫 프로그램이다.

‘비념’의 임 감독은 한국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미술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그는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국가의 폭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영화 ‘비념’을 만들었다.

영화는 고(故) 강상희 할머니 개인의 역사로부터 출발해 강정 사태의 기원을 4·3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념’은 이야기보다는 공간, 사물의 움직임, 바람 부는 풍경, 곤충과 동물 등 생명들을 보여줌으로써 은유와 상징으로 제주의 슬픔에 다가간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에는 정성일 평론가와 임흥순 감독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된다.

이번 영화 관람을 통해 시작을 알리는 ‘메모리얼 샤워’는 조천 항일운동가의 딸이자 조천중학원 학생 신분으로 4·3연락책 역할을 하면서 4·3의 겪은 재일제주인 ‘김동일’을 조명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년 아르코 공공예술사업으로 진행되는 ‘메모리얼 샤워’전에서는 ‘빨갱이’ 낙인을 벗어나려고 일본으로 밀항해 억척스럽게 살았던 ‘김동일’을 추모하고 그의 유품을 통해 지난 시대를 현재와 미래의 시점으로 체험하고 공감하게 한다.

임 감독은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김동일 할머니가 생전 버리지 못하고 쌓아온 옷과 물건을 유족과 협의해 한국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 많은 유품을 나누고 정리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유족의 한 사람이 돼 적극적인 추념을 하도록 제안할 예정이다.

유품 인수라는 행위를 통해 인물과 역사, 현재의 내가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연결되고 순환하는 생태적 가치를 선보인다.

이번 27일 영화상영회때도 오는 9월에 있을 전시의 프리뷰 형식으로 전시를 살짝 경험할 수 있다.

영화 상영회는 오는 6월 3일에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영화 신청은 https://url.kr/5ymtns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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