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혁 작가, 멸종위기 2급 ‘매’ 관찰기 모아 ‘제주의 맹금류-매’ 펴내
오는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갤러리 ED서 생애 첫 개인전도 개최

송인혁 작, 새끼 매들이 먹이를 달라고 보채자 사냥을 위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매의 모습.
송인혁 작, 새끼 매들이 먹이를 달라고 보채자 사냥을 위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매의 모습.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매서운 눈으로 제주 새들의 세계를 평정한 매.

최상의 포식자로 하늘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매’는 시력이 좋아서 사람보다 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매의 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빠른 스피드 또한 매의 특징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매의 현란한 몸놀림과 생태에 매력을 느끼며 매를 쫓아다닌 송인혁 작가.

지난 1965년 창립한 제주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사진동호회 ‘제주카메라클럽’ 회원이자 북제주군과 제주시 공보실에서 사진 촬영과 영상 보존 업무를 담당해 온 그가 매를 쫓아다닌 20년 세월을 사진집 ‘제주의 맹금류-매’에 압축해 놓았다.

송 작가는 사진집 발간을 기념해 오는 28일부터 6월 3일까지 한라일보 갤러리 ED에서 전시회를 연다. 매해 제주카메라클럽 등에서 정기전을 개최하는 등 수차례 그룹전에 참여해왔지만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323-7호로 지정된 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만지면 손이 미끄러질 듯 보드랍게 보이는 하얀 털의 새끼 매. 매의 검은 부리가 새끼 때는 하늘빛을 띠는 게 신비롭다. 새끼들이 먹이를 달라고 보채자 사냥을 위한 힘차게 날아오르는 매의 눈은 매섭다. 세상에 모정을 이길 힘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비장하다. 오리를 사냥하다 마주친 매의 눈빛은 섬뜩하다.

도내 구석구석 발품을 팔아가며 매를 쫓아다닌 일상이 그대로 사진으로 담겼다.

송 작가는 “매는 일반적인 산새들처럼 둥지를 튼튼하게 만들지 않고 해안가 절벽 위에 허술한 둥지를 마련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내는 대표적인 맹금류인데 비양도에 번식하는 매는 나지막한 곳에 둥지를 틀어서 새끼를 키워내는 것이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주 해안가 주변 개발로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 새들의 서식 터전이 점차 라지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야생에서 살아가는 새들과 사람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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