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패 한라산, 내달 16~18일 제주평화공원서 4·3평화인권마당극제 개최
‘사람의 길, 광댓길’은 10년 전 세상 떠난 故 정공철 추모하는 헌정 작품

놀이패 한라산은 오는 6월 16~18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17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를 개최한다.
놀이패 한라산은 오는 6월 16~18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17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를 개최한다.

제주 심방이자 문화 운동가였던 민중광대 고(故) 정공철을 소환한다.

정공철은 1986년 6월 항쟁의 끝날 무렵 ‘제주문화운동협의회’를 창립하고 초대 대표를 맡아 당시 제주지역의 문화운동의 최전선에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 마당극 전문 배우였던 그는 1993년에는 무업(巫業)에 입문해 심방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난 지 10주년이 됐다.

제주도와 놀이패 한라산이 주최하는 제17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 ‘살맛나는 세상 광대세상’이 오는 다음 달 16~18일 제주4·3평화공원내 교육센터에서 열리는 가운데 이 행사의 여는 공연 ‘사람의 길, 광댓길’에서 정공철을 불러낸다.

독재정권 탄압으로 서슬퍼런 시절, 제주에 마당굿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운동을 시작했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선·후배 광대들의 초청이다.

‘사람의 길, 광댓길’은 놀이패 한라산의 역대 공연 가운데 ‘좀녀풀이’, ‘4월굿 한라산’, ‘4월굿 헛묘’, ‘설운땅 일어서는 사람들’ 등 각 작품이 일부를 마당판에서 풀어내는 헌정 작품이다.

놀이패 한라산의 초창기 단원들이 후배들과 함께 출연해 다양한 웃음과 더불어 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당에서 문제를 만들고, 포용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던 마당공동체를 보여주는 4·3평화인권마당극제에는 제주를 비롯해 부산, 광주, 청송에서 온 극단들이 참여한다.

놀이패 한라산의 ‘사람의 길, 광댓길’ 공연을 시작으로 또 다른 극단인 연극공동체 다움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산파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경성산파 박자혜’, 퇴직으로 인생 1막을 마친 중년들이 밴드 오디션을 계기로 인생2막을 열어나가는 부산 집단 THE-프로젝트 쓰리보이즈의 작품 ‘쓰리보이즈 리턴즈’, 광주 놀이패 ‘신명’의 ‘꼭두야, 저승가자’, ‘음악서사극-전태일’ 등이 3일에 걸쳐 펼쳐진다.

오는 17일 오전 9시부터는 4·3유적지에서 난리에 죽어 저승을 못 가서 떠도는 원혼들을 달래는 군벵놀이가 부대행사로 마련된다.

제17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는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던 4·3의 의미를 거울 삼아 행사의 전 과정을 공동체생활 형식으로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극단 참가자들은 물론 행사 참가자들이 굿판에서 서로 어우러지며 풀어내는 과정으로 꾸며진다. 문의=753-9539, 010 369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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