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노래상설공연위, 내달 24일 청소년을 위한 일노래경연대회 첫 선
학교로 찾아가는 제주일노래 사업 일환…6월 9일까지 참가 신청 접수

지난 2020년 제주시 산지천 인근 고씨주택 마당에서 처음 마련된 제주일노래사설공연 모습.
지난 2020년 제주시 산지천 인근 고씨주택 마당에서 처음 마련된 제주일노래사설공연 모습.

물질을 앞두고 배 안에서 노를 저으며 부르던 해녀노젓는소리, 바람에 날아갈 새라 봄철마다 초가지붕을 단단히 얽어 묶을 때 저절로 불러지던 집줄놓는소리, 조를 심으면서 마소떼를 앞세우고 밭을 밟으면서 단조로움을 잊던 밧볼리는소리.

과거 노동을 할 때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주거니 받거니 노래를 부르며 지루함을 잊고 능률을 높이던 제주의 일노래. 오랫동안 구전돼 온 제주 섬의 노래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던 제주 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제주의 노동요가 카랑카랑한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전해진다.

2023 청소년을 위한 제주 일노래 축제인 제주일노래경연대회가 올해 처음 열린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회장 고영림)가 주최하고 제주일노래상설공연집행위원회(이하 일노래위원회)가 주관하는 제주일노래경연대회는 오는 6월 24일 오후 2시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마련된다.

제주 일노래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음악 유산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이번 행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점차 사라지는 제주의 일노래를 직접 부르며 제주문화를 체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는 일노래위원회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2023 학교로 찾아가는 제주 일노래’ 사업의 일환이다.

일노래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제주농요보존회, 이어도민속예술단 등 제주일노래 전통을 잇고있는 공연단과 소리꾼을 학교로 보내 미래 꿈나무들과 만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연대회는 학교에서 배운 일노래를 직접 무대에서 불러보면서 제주 전통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일노래위원회는 오는 6월 9일까지 도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참가방식은 독창, 중창, 합창 등 3분야며 참가곡은 일노래위원회가 발간한 악보집에 실린 노래 가운데서 1곡을 선태하면 된다.

고영림 회장은 “제주인들이 살아온 과정과 역사가 구전돼 현재가지 불리는 제주의 일노래를 청소년들이 감상하고 직접 불러보면서 소멸위기에 처한 제주어가 지속가능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일노래상설공연은 지난 2020년 7월 제주시 산지천 인근 고씨주택 마당에서 제1회 공연을 시작으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설공연은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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