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훈-제주시 이도1동 주민자치위원장

 

“삼을라가 삼공주를 만나러 왔습니다.”
우리동 주민들이  혼인지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펼친 현수막 내용이다.
지난 5월 25일은 탐라개국신화의 역사를 잠에서 깨워준 날이었다.
성산읍 온평리에서 주최하는 ‘수국과 공연이 함께하는 혼인지 축제’에 이도1동 많은 분이 함께했다. 전통혼례 행사에 우리동 주민 부부 초청으로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축하 행렬에 동참했다. 이도1동은 삼을라(고을라·양을라·부을라)가 용출했던 삼성혈이 있는 마을이고, 성산읍 온평리는 벽랑국 삼공주가 곡식·가축을 가지고 탐라국에 도착해 혼례를 치른 혼인지의 고장이다. 
공통점이 분명하고 역사적 상징성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게 참가의 주된 이유였다. 축제는 풍물 공연을 시작으로 바이올린 연주, 난타 및 무용 공연, 어르신 생활체조가 펼쳐졌고, ‘창원황씨 생원댁 잔칫날’ 명칭으로 우리동 주민 전통 혼례가 재현됐다. 
모처럼 동네 축제의 진수를 만끽했으며, 탐라 개국신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기회가 됐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공연참여자 모두가 온평 리민으로 구성된 부분이다. 이는 주민주도의 지역축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 동 입장에선 분명 배워야 할 점이다. 10월에 개최되는 모흥골 축제 준비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간 두 마을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공간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헤어짐이 길었다는 얘기이다. 이번 교류를 계기로 좀 더 많은 소통과 교류가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을 계기로 제주다움의 가치를 알고 널리 홍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과거 탐라국은 독립된 해상왕국이었다. 
고려 중기에 멸망했으나 탐라국의 유물과 문화의 흔적은 제주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탐라개국 신화의 가치를 같이하고 있는 이도1동과 온평리의 스토리텔링은 무궁무진하다. 
삼성혈·혼인지의 역사적 정체성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반드시 알려야만 한다. 삼성혈과 혼인지의 전국 명소화에 우리동민 및 온평리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도1동의 상징 메시지는 ‘둘하나’ 이다. 기쁨을 두 배 드리면 행복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이도1동과 온평리의 기쁨이 배가 돼 제주 행복으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길 바라본다. 
끝으로 이번 축제에 우리동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주신 현관수 온평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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