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5분 도시, 수요 대응 아닌 삶의 방식 혁신 맞춰야”
백진 서울대 교수, 7일 ‘모두를 위한 도시를 꿈꾸다’ 특강

백진 서울대 교수가 7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를 꿈꾸다’라는 특강을 하고 있다.
백진 서울대 교수가 7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를 꿈꾸다’라는 특강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도시공간구조 변혁을 주도하는 ‘제주도 15분 도시’를 완성하려면 수요에 대한 단기대응이 아닌 삶의 근본적 열망에 대한 발견과 대응, 도시공간구조와 삶의 방식의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진 서울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7일 오후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진행된 ‘15분 도시와 도시관리’ 전문가 교육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를 꿈꾸다’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제기했다.

백진 교수는 “인구 1000만명에 육박하는 서울의 2022년 출산율은 0.59%로, 전국 평균 0.78%보다 오히려 떨어진다”며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대도시에 살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진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대한민국은 수도권에 인구 집중 현상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이는 다양한 시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집합으로 동네의 붕괴라는 영역성 상실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공간왜곡의 유지 및 심화, 빈부격차 심화, 인간과 인간의 소통 결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게 백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주거문제·교통문제 해결, 낙후된 지역의 개발, 경제살리기 등 수요에 대한 단기 대응이 아닌 삶의 근본적 열망에 대한 발견과 대응, 도시공간구조와 삶의 방식의 혁신이 도시재생의 지향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기이한 구조”라면서 “제주도는 인구 70만명도 안되지만 제주시 동지역에 인구 대부분이 몰려 있다. 제주도도 서울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과 도시공간구조의 혁신을 위해서는 지형과 산업, 역사, 휴먼 네트워크를 들여다보고 보행과 자전거, PM 모빌러티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도시는 아이들이 거리를 거닐며 자신이 커서 어떤 사람으로 자라고 싶을지 느낄 수 있는 장소”라며 “도시재생의 결과는 시간이 걸리고 그 결과의 명과 암은 아이들이 경험한다. 아이들은 수요발굴에 급급한 어른들과 달리 열망에 대한 직관적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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