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호국보훈 인물 조병옥 선정에 4·3단체 반발

조병옥
조병옥

충남 천안시가 천안을 대표하는 호국보훈 인물 5인 중 하나로 조병옥을 선정하고, ‘민족운동의 지도자’라는 문구가 포함된 홍보 표지판을 설치하자 제주4·3단체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더군다나 천안시는 조병옥이 ‘제주4·3 학살 책임자’로 지목되자 2021년 천안 아우내독립 만세 운동기념공원 내 조성됐던 조병옥 동상을 철거했던 전력이 있음에도 호국보훈 인물로 선정해 제주도민의 공분이 거세지고 있다.

4·3단체는 “조병옥은 1894년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용두리(과거 주소-목천군 이동면 지령리) 출신으로, 제주4·3 당시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재직하며 치안을 담당했고, 강경진압을 지시하며 ‘대한민국을 위해 온 섬(제주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워버려야 한다’는 발언 등을 통해 학살의 주범이자 책임자로 공인된 인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조병옥을 ‘민족운동의 지도자’라 추켜세운 천안시와 박상돈 천안시장의 이번 결정은 4·3 유족을 넘어 천안시민은 물론 대한민국의 평화와 인권 수호에 앞장서는 일반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4·3단체는 “특히 일제강점기에 3·1 운동의 상징적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천안이 단지 지역 출신을 근거로 조병옥을 유관순 열사와 동급으로 ‘천안의 대표 호국보훈 인물’ 5인으로 선정한 것 자체가 제주4·3의 비극을 부정하고 평화와 인권, 상생의 정신을 왜곡하는 몰역사적인 행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안시는 당장 제주4·3에 대한 조병옥의 책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민족 운동 지도자’라는 얼토당토않은 홍보 시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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