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아-동부농업기술센터 농촌자원팀장

 

통계청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이다. 밥 한 공기에 소요되는 쌀의 양을 150g 정도라고 하면 1인당 하루 한 공기 정도의 밥을 먹는 것이다. 그나마도 젊은이들은 쌀밥 대신 빵, 육류, 샐러드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위기, 전쟁 등으로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에 모든 나라들은 식량자급률을 확보하고자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의 자급률은 90%를 웃돌지만 기타 잡곡 등의 자급률은 아주 낮아서 전체적인 식량자급률은 45%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 여건상 밀이나 콩 등의 자급률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쌀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높여 나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쌀은 참 많은 의미가 있다. 영어로는 ‘rice’라는 단어 하나지만 우리는 ‘벼’에서 쌀로, 또  정미하는 방법에 따라서 현미, 백미로 구분된다. 그뿐인가. 밥이 되기도 하고 죽이 되기도 하고 떡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쌀 하나를 가지고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밥은 또 어떤가. 사람을 만나면 ‘식사는 했는지’를 안부인사로 건네고, 자녀들에게도 ‘밥 먹었니’를 가장 먼저 묻는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밥은 참 힘이 되는 단어이다.
이렇듯 쌀은 우리 역사와 함께 한 귀한 식량이자 정서를 다독이는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당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쌀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동부농업기술센터에서도 쌀 소비촉진에 기여하고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리 쌀 소비촉진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쌀 소비에 대한 지역리더의 역할과 함께 쌀을 활용한 조청, 약밥 등 손쉬운 가공법을 포함한 교육으로 소비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번 교육에는 제주 전통의 ‘밥’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밥’이 우리에게 주는 정서적 역할을 알아볼 예정이다. 단기간의 교육으로 쌀 소비를 해야겠다는 대단한 결심이 생기지는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조금이나마 의식이 개선되고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는 소신 있는 지역리더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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