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팀장

 

기상청의 ‘2023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3월부터 5월까지의 전국 평균기온은 13.5℃로 평년보다 1.6℃ 더 높았고, 5월 강수량은 역대 3위에 달했다. 
지난 며칠 동안은 서울 등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이상기후로 인한 엘니뇨의 영향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상기후’란 ‘기온이나 강수량 따위가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난 기후’를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우리나라도 봄,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 겨울은 길어지고 있다. 또한 바다에는 아열대성 어류가 잡히며 여름에는 무더위와 집중 호우, 겨울에는 폭설과 한파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부터 시작되는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늦은 25일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장마 관측이 시작된 1973년부터 현재까지 제주지역의 평년 장마 시작일은 6월 19일, 종료일은 7월 20일로 그 기간은 평균 32.4일이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여름철 집중호우, 가뭄, 폭염, 태풍 등 돌발기상에 따른 농작물 재해 예방을 위한 재해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임무는 기상전망을 분석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며, 피해 발생 시 기술지도와 복구를 지원하는 등 농작물 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은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사전 대비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침수 또는 습해 방지를 위한 물 뺄 도랑을 설치하거나 재정비한다. 둘째, 장마시작 전 농작물 병해 예방을 위한 적용약제를 살포한다. 셋째, 감귤원에 지주를 세워 폭우와 바람에 의해 가지가 부러지거나 쓰러지는 것을 예방한다. 넷째, 비닐하우스 등의 농업시설물은 버팀줄, 버팀목 시설, 비닐고정 끈 보강, 전기시설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정비한다. 다섯째, 장마기 잦은 기압골 통과 시 비래해 피해를 줄 수 있는 멸강나방, 열대거세미나방 등을 철처히 예찰하고 발생초기에 방제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올여름 예상되는 역대급 집중호우와 폭염에 대응해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과 대비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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