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러닝스페이스, 국내·외 작가 12팀과 금체기 동안 작품 전시
오는 9월 30일까지 염색·드로잉 워크숍 등 주민과 ‘예술소통’

제인 진 카이젠 작 'Of The Sea'
제인 진 카이젠 작 'Of The Sea'

제주도 동쪽 바닷가 마을 하도리의 해녀창고가 해녀들이 물질을 하지 않는 금체기 동안 예술창고로 잠시 쉬어 간다.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함께 읽으며 교류를 하던 작가들이 지난해 진행했던 ‘물, 여성, 제주’를 주제로 한 예술연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하도리 예술공간인 언러닝스페이스(Unlearning)는 하도리 해녀창고에서 ‘우징: 섬 안의 섬 Oozing’을 열고 있다.

외연을 확장해 국내외 작가들까지 불러들여 모두 12개 팀이 화산석과 물로부터 시작하는 공생적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언러닝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법환해녀학교에서 직접 물질을 배우고 있는 요이 작가를 중심으로 제주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돼 시각예술과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미술에서의 디아스포라’ 제인 진 카이젠 등은 기획전시와 퍼포먼스, 워크숍, 토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그간 다뤄온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요이 작가는 ‘내가 헤엄치는 이유’를 통해 하도리에 이주하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헤엄치는 법을 터득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웃 해녀들로부터 배운 새로운 삶의 방식이 더해졌다.

제인 진 카이젠의 ‘Of The Sea’는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해녀로 활동하던 제주로 돌아와 시간을 거슬러 그들의 삶을 더듬고, 조은지 작가는 ‘문어적 황홀경’을 통해 문어의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려는 시도를 통해 다른 종과의 근원적 연결을 상상하도록 안내한다.

제주의 마지막 화산폭발과 흐르던 용암이 바다와 만나 형성된 돌들의 대화를 상상한 요이와 루킴의 사운드 조각 작품 ‘우리가 함께 흐르던 그때는’, 정혜정의 ‘액체인간’, ‘엄마는 내가 태어났을 때 어땠어’, 유은의 ‘백색의 수림들’ 등 ‘해외파’ 작가들의 화려한 커리어 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외에도 한경면의 농가를 수리해 창작공간인 ‘미술관옆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진씨가 진행하는 염색과 드로잉 워크숍과 하도리 지역 주민들이 참여 아래 사물과 말을 연결짓는 워크숍 등이 오는 8월 19일과 9월 24일에 진행된다.

홍이현숙 작가가 쓴 다라니경을 읽고 바다생물을 부르는 ‘바다생물 다라니’도 마련된다.

‘우징: 섬 안의 섬’은 오는 9월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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