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박물관, 오늘부터 11월 26일까지 특별전 개최
민속·지리학적으로 고대 독립국가로서의 역사 재조명

제주성(濟州城 )내 칠성도를 그린 지도.
제주성(濟州城 )내 칠성도를 그린 지도.

대한민국에 부속된 섬이지만 과거 1000년 간 독립적인 국가로 맥을 이어왔던 곳이 바로 ‘탐라’다. 3~12세기 초 제주도에 존재했던 고유의 독자성을 지닌 고대 독립국가.

탐라 천년의 역사를 다각도로 재조명해보는 특별전 ‘섬나라 탐라, 잃어버린 천년을 깨우다’가 18일부터 오는 11월 26일까지 4개월간 열린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 이하 박물관)은 고립된 섬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바다를 무대로 주변국들과의 문물 교역 및 사절 외교를 활발하게 펼쳤던 탐라를 조명한다.

내년이면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박물관이 고대 독립국가로서의 ‘탐라’를 훑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잊어버렸던 지난 제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넘어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더없이 좋은 학습의 장이 될 전망이다.

전시는 총 7부에 따라 고대 해양 독립국 탐라를 민속, 역사, 고고, 지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1부 ‘탐라의 건국을 노래하다’에는 제주 굿의 본풀이와 이후 문자 형태로 각종 역사서에 기록된 건국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제주 무당(심방)의 입을 통해 구술된 당신 본풀이가 탐라건국신화의 원형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탐라도성, 북두칠성을 본떠 설계하다’는 탐라를 건국한 삼신인이 우주를 의미하는 원형의 탐라도성 내 북두칠성 형태로 칠성도(대)를 세우는 등 전통 우주관을 땅 위에 구현한 것을 영상과 고지도로 살펴볼 수 있다.

문헌에 따라 제주는 ‘주호’, ‘섭라’, ‘탐모라’, ‘탐라’, ‘탁라’ 등 다양하게 기록되고 있는 호칭에 대한 풀이는 3부 ‘탐라, 역사서에 기록되다’에서 해설되고 있다.

4부 ‘탐라, 바다 건너 나라들과 관계를 맺다’는 5~10세기경 바다를 매개로 활발한 대외교류를 했던 독립국으로 기반을 다졌던 작지만 강한 탐라국의 모습을 특별 제작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5부 ‘탐라 고려로부터 독립을 열망하다’는 고려의 탐라 통치 이후 그려지는 갈등을 ‘광양왕신의 호종단 척결 전설’로 풀어놓았다.

6부 ‘탐라 고지도에 그려지다’는 조선 후기 각종 고지도에 표기된 탐라가 소개될 예정이다.

모흥혈과 삼사석, 칠성도 등 탐라관련 유적을 그린 지도와 함께 ‘제주’가 아닌 뚜렷히 ‘탐라’가 새겨진 지도를 볼 수 있다. 7부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탐라를 주제로 읊은 시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일본과 조선의 조상을 같다’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성혈 관련 유적 등을 엽사와 사진으로 담아낸 아픈 역사를 들여다보는 ‘탐라의 자취, 회자되다’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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