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공공병원 모의 평가 결과 전년대비 점수 하락
C등급 예상에도 병원장 임기 만료로 책임자 없어
직원들 “평가 결과 낮으면 상여금 등에 문제 발생”

도내 한 공공의료기관이 수의계약을 남발해 지역거점공공병원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상은 2023년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를 대비한 모의 평가 결과에서 나왔다. 문제는 해당 의료기관 원장은 임기가 만료돼 공석인 상태로 이 결과에 책임을 묻기 어려워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은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점이다.

최근 해당 의료기관 내부 직원들과 도의회에 따르면 A의료기관의 2023년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를 대비해 모의 평가를 진행한 결과, 종합 예상점수 68.5점(C등급)을 받았다.

평가 결과 △양질의 의료 △공익적 보건의료서비스 △책임운영 등 3개의 영역에서는 전년 대비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합리적 운영 영역(경쟁 입찰 시행률)에서는 점수가 2022년 4점에서 2023년 1점으로 3점이나 추락해 전체 점수를 깎았다.

부문별로 보면 양질의 의료 분야에서는 18.3점(30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0.8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비서류를 보완할 경우 20점으로 전년 대비 2.5점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익적 보건의료서비스는 20.2점(30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4.7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책임운영 분야도 17.5점(20점 만점)으로 전년 대비 0.2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합리적 운영’ 분야에서 12.5점(20점 만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의평가 결과 “경쟁 입찰이 적으며 수의계약이 많이 진행된 점이 평가 부문의 점수 하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상대평가 지표의 점수에 변동이 있을 경우 최종 점수는 변동될 수 있다”고 단서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운영평가 결과가 현저하게 낮아지면 직원들 임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내부 사정에 밝은 B씨는 “평가결과가 낮거나 떨어지면 직원 상여금 등에 문제가 생긴다”며 “보건의료 인력 등 모든 직원이 노력해 평가 점수를 높여놔도 경영진이 수의계약을 마구잡이로 진행해 결과적으로 전체 점수가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C씨는 “수의계약 결과는 바꿀 수도 보완하지도 못하는 만큼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미 원장은 임기가 만료돼 자리를 떠나, 이 결과에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남은 직원들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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