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자녀 사회통합 지원사업…② 다문화 요리 체험
알아두면 좋은 식사예절부터 요리 과정까지 문화 이해 도움
“타코야키처럼 다문화도 둥글게 융화되길” 다양성 인정 기회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곤니찌와~” 29일 오전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 모인 30여 명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힘찬 목소리로 일본어로 인사했다. 제주매일과 함께하는 다문화가족 문화교류 지원사업인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인 강사인 히로세 미키씨의 설명에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눈이 반짝였다.

“‘이타다키마스’는 음식을 먹기 전에 하는 일본 인사말로 생선, 고기, 식물 등 생명이었던 것들이 목숨을 거둬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와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데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요.”

“식사 후 일본어 인사말인 ‘고치소우사마데시타’는 음식을 만든 사람과 음식을 차린 사람, 그 음식의 식재료를 키우거나 운반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에요.”

타국의 전통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 나라의 문화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이다. 히로세미키씨로부터 알아두면 좋은 일본의 식사예절에 대한 설명에 이어 본격적인 타코야키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타코야키는 잘게 다진 문어가 들어간 빵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간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사카를 중심으로 타코야키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증가하면서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도쿄로 진출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날 타코야키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은 4세 아동부터 중학생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초등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문어와 소시지 등을 손질했다. 처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집중하면서 조심스럽게 칼질을 하고, 반죽도 직접 빚었다.

중학교 2학년 쌍둥이 자매인 김혜원·김지원 학생과 친구인 강지연 학생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 중 가장 나이가 많아서인지 제법 잘 만들었다. 강지연 학생은 “평소 제빵에 관심이 많다”고 했고, 김지원 학생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혜원·김지원 학생의 어머니인 김은희씨(44)는 “음식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알아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친구 사이인 김녕초등학교 6학년 현예진, 박소민, 주사랑 어린이는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호흡이 좋았다. 이들은 “타코야끼를 처음 만들다 보니 어설픈 점도 있었지만 생각 보다 맛있게 완성됐다. 은근히 잘 만든 것 같다”고 방긋 웃었다.

4살 딸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황목진씨(29)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8살 딸과 함께 타코야끼를 만들어 추억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고경주씨(36)는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없는 요리라 흥미로웠다. 아이들도 동그란 틀에 넣고 굴리데 것을 재미있어 하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히로세 미키씨 강사가 일본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29일 제주시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에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히로세 미키씨 강사가 일본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최병근 기자]

2018년부터 세계시민교육 강의를 하고 있는 히로세 미키씨는 “각국의 전통 음식을 만드는 것은 서로를 알아가고 가장 가까워지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세계시민교육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세계 평화, 인권, 문화다양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다.

히로세 미키씨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음식”이라며 “음식은 문화이자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는 매개체다. 타코야키가 둥글게 만들어지는 것처럼 다문화도 제주사회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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