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2018년 전남 구례에서 발생한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에 따르면 혼자 3개의 공모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학교는 지옥이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업무과중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에도 개인적 우울증이라는 주장이 있었다고 한다. 훈육을 위한 체벌이 용인되고 대다수 학부모들 역시 학교나 교사에 대한 항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등 교단을 존중하고 인정하던 과거와 달리 학생 인권이 강조되고 교권을 바라보는 인식이 낮아지면서 학교는 그야말로 상전벽해와 달리 달라졌다.
이제는 학교의 정상적 교육활동조차 견딜 수 없어 하는 학생과 교사 개인에게 한풀이하는 학부모가 늘면서 교사들은 무력감과 함께 신체적·정신적 위협까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주교사노조, 전교조제주지부,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교육단체 참가자 일동은 2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지고 있는 교실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교사 보호가 절실하다”며 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김광수 교육감을 만나 교사가 민원인과 직접 맞대응하지 않도록 하는 학교 민원처리 시스템 구축,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 대응 시스템 마련, 교육활동보호센터 확대 운영 등을 요구했다.
교실과 교사가 무너지면 더 이상 좋은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안전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교육청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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