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용-서귀포시 총무과장

 

흔히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이며,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며 공무원으로서 참 봉사자의 자세와 의미를 담고 있는 문구이다. 나는 이 말을 되새길 때마다 과연 그런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세종대왕은 지방 수령의 관직을 받고 가는 이들에게 조심해 근신하고 백성을 다그쳐 성과를 내고자 하지도 말고 형벌은 바르게 하고 세금 징수에 있어서 각박하게 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과거 어느 시대나 공무원의 생활은 청렴이 미덕이었다. 많은 지침서에 청렴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공무원 조직사회에서는 관행이라는 명목 아래 부정행위와 관료주의가 만연했던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한 예로 서귀포시 선배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에는 워낙 급여 수준이 낮다 보니 감귤 과수원 3300㎡만 있어도 공무원을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공무원의 살림살이가 어려운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식사하러 가면 식사비는 공무원이 아니라 식사를 같이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국민 의식의 변화에 따라 그런 관행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행정 내부뿐만 아니라 사법에서도 관행을 인정해 관용을 베풀던 것에서 단호하게 단죄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크든 작든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됐다. 
최근에는 청렴의 의미가 단순히 관행과 부정부패가 없는 것을 넘어 민원인에 대한 친절, 법·제도의 해석과 적용을 민원인 입장으로 생각하는 융통성, 시책·정책에 관한 주민참여의 여부 등 공무원과 행정기관의 변화까지 포함하고 있다. 
시책이든 지역사회의 문제이든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해결 방안을 만들어 내야만 주민들로부터 신뢰와 협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공직자로서 청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공직자로서 조심하고 근신하며, 민원인에게 고지식한 태도가 아니라 친절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자세를 견지할 때 진정한 청렴 공무원이며, 공무원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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