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열흘 넘게 계속되는 폭염에 세상은 속수무책이나 다름없다. 동해안 강릉은 연일 38℃를 오르내리는 폭염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도 연일 33℃를 오르내리고 밤에는 열대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번 폭염으로 폴리우레탄 재질의 도로 중앙분리대 40m가 파손되어 넘어지기도 했다. 155개국에서 4만명 가까이 참여한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폭염으로 ‘잼버리 쇼크’를 맞고 있다. 
도심 폭염은 새로운 거리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자체마다 폭염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횡단보도 앞이나 교통섬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그 수도 늘려가고 있다. 제주시에도 286개, 서귀포시는 135개로 도내에도 400여 개가 설치돼 있다. 또한, 양산을 쓰는 남자도 늘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관공서와 관광지 중심으로 양산 대여소를 차려 양심양산 대여서비스를 하고 있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가 10℃ 이상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폭염은 재앙이다. 폭염 대비도 가뭄, 홍수처럼 자연재앙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범국민적으로 대비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장단기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녹지 공간을 더 많이 늘리고 도로에 더 많은 나무를 심고 공공분수 증설, 차양막 설치,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의 하나이다. 
지자체는 언제 어떤 비상조치를 사용할 것인지, 누가 시행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폭염은 노년층엔 치명적이다. 제주도는 주말에도 주민센터, 복지회관, 무더위 쉼터, 마을회관 등 쉼터를 개방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시도 무더위 쉼터 264개 경로당의 냉방장비 가동 점검을 마쳤다. 시의적절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도심에 에어컨이 설치된 교회나 성당과 같은 종교시설도 시설목적에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주민에게 공개적으로 개방할 수 있어야 한다. 도내는 500여 개의 종교시설이 있다. 재앙은 닥친 후에는 늦는다. 미리미리 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 발등에 불 끄기식의 대응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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