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자녀 사회통합 지원사업 ⑥ 드론축구 교실
“개인이 뛰어나도 혼자선 승리 어려워…팀원 간 소통 필요”
화합·격려·칭찬하는 문화 자연스럽게 융화 프로그램 ‘핵심’

김녕초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 드론축구 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녕초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 드론축구 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기자가 지난 29일 오후 찾은 김녕초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는 드론이 쉴 틈 없이 날아들었다. 제주매일이 주최 주관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하는 드론축구 교육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다문화가정 청소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16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김녕초등학교는 제주도내 모든 학교 중 다문화가정 비율이 가장 높다. 전교생 95명 중 다문화가정 학생은 23명으로 전체 25%에 육박한다. 학생 4명중 1명 꼴로 다문화가정 학생인 것이다.

지난해 101명의 전체 재학생 중 20명이 다문화가정 학생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학생 수는 줄어든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은 오히려 늘었다.

아이들은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만큼 어울리는 데 거리낌이 없다. 드론축구 교실에 참여한 학생은 총 11명으로 5~6학년 학생으로 구성됐다.

김녕초등학교의 드론축구는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해 김녕꼬마 탐험대 일환으로 최근에 참가한 제주 ICT페스티벌 드론축구대회에서 김녕초등학교 5학년 학생 16명(다문화학생 7명)이 참가, 10개교 중 4위를 차지했다. 초등부로는 유일하게 김녕초가 참가해 중고교생들과 경쟁해 당당히 4위에 올랐다.

드론축구는 탄소 소재의 보호 장구에 둘러싸인 드론을 공으로 삼아 축구처럼 골대에 넣는 새로운 개념인 스포츠다. 한 팀은 5대의 드론으로 구성되며 이중 상대의 골을 통과시켜 득점할 수 있는 드론은 스트라이커로 지정된 한 대 뿐이다. 다른 볼들은 수비 또는 득점을 돕기 위해 상대 수비를 쳐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경기는 3세트로 진행되며 세트 득실로 진행된다. 경기는 3분 동안 진행되는데 드론축구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굉음을 내는 빠른 속도의 드론이 쉴 새 없이 날아다니며 공격과 수비를 하다 보니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며 지켜보는 관중들도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팀플레이기 때문에 협동심이 요구되는 경기다.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경기에서 이기기 어려워 팀원 간 소통이 필요하다. 드론축구 교실을 운영하는 이유다.

학생들이 조작한 드론축구. 공격과 수비를 연습하고 있다.
학생들이 조작한 드론축구. 공격과 수비를 연습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론축구 교실에 참여한 황민경 학생(6학년)은 “작년에 드론축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친구들과 다함께 경기하니까 협동심도 많이 늘었고, 중학생 오빠들과 경기에서도 이겨 자신감도 생겼다”며 “올해도 드론축구 경기에 참가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강수호 학생(6학년)은 드론을 감싸고 있는 공 모양의 플라스틱 망을 3D프린터를 이용해 만들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강 군은 “성산중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3D프린터 사용법을 배웠다”며 “지금까지 16개의 드론축구 망을 만들었는데 크기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논의해 다시 만들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드론축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황민경·강수호 학생.
드론축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황민경·강수호 학생.

학생들에게 드론축구를 가르치는 이복헌 대한드론축구협회 제주지부장은 “드론축구 프로그램은 4차 산업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미래 융합형 인재 육성 프로젝트”라며 “지난해에 드론축구를 좋아했던 아이들이 올해에도 참여하면서 조정 실력이 많이 늘었다. 아이들과 학교가 원한다면 올해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복헌 제주지부장은 “드론축구는 5대5 팀플레이 경기다 보니 팀워크 향상에 도움이 된다. 잘하는 친구가 상대적으로 잘 못하는 친구를 도와주는 등 협동심도 생긴다”며 “서로 화합하고 격려하며 칭찬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아이들에게 드론축구를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이자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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