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물 ‘공공적 가치 실현 ③지하수 함양량 산정
강우 총량 이견 없지만 직접 유출·증발산량 등 산정 상이
염지하수 이용 변화·해저 빠져나가는 양 등 변수 분석해야

제주도는 지난해 말 기준 지하수위 관측공 139개소, 인공함양 관측소 8개소, 국가지하수 관측망 4개소 등 총 총 151개소의 지하수 모니터링 시설 운영해 해수침투 여부 등을 관측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기준 지하수위 관측공 139개소, 인공함양 관측소 8개소, 국가지하수 관측망 4개소 등 총 총 151개소의 지하수 모니터링 시설 운영해 해수침투 여부 등을 관측하고 있다.

우리 인류가 만든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결국 인류를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인도하고 있다. 갑작스런 사막의 폭우나 가뭄, 폭염 등 기후변화는 모두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제주도에서 가뭄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당장 어떤 변화가 있을까?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제주도에는 아마 사람이 살 수 없게 될 지 모른다.

때문에 전지구적으로도 물순환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의 핵심인 ‘물수지(Water Blan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 수지는 어떤 지역에서 일정기간 동안 물 유입과 유출의 균형상태를 말하는데 지속가능한 수원 이용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핵심적이다.

제주도가 지난해 ‘통합 물 관리 기본계획’(2022-2032)을 수립하면서 수행한 물 수지 분석 결과를 보면 연간 내리는 빗물의 총량인 수문 총량은 지난 20년 평균(2001~2020년) 40억4640만㎥로 산정됐다.

이 중 지표면 등에서 공기 중으로 증발되거나 나무 등 식물체 등을 통해 발산되는 증발산량은 13억820만㎥/년, 지표면이나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출되는 직접 유출량은 9억8040만㎥/년이다. 나머지 강수량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되는데 그 함양량은 17억5780만㎥/년으로 산정됐다.

지하로 유입된 빗물은 지하수를 형성하게 되는데, 강수량이 많아지면 지하수 함양량이 증가하게 되고, 반대로 가뭄이 들어 비가 내리지 않게 되면 지하수 함양량은 감소한다.

특히 가뭄 시에는 지하수 함양량 감소와 더불어 지하수 이용량이 평시보다 증가하기 때문에 지하수위 하강이 더욱 빨라진다.

최근 20년간 지하수 함양량 분석 결과를 보면 가뭄이 심했던 지난 2017년의 경우 평균 함양량의 53% 수준인 9억3600만㎥까지 하강했으며, 이와 반대로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 2015년에는 평균 함양량의 134%인 23억6200만㎥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도내 지하수 함양량의 변동은 무려 14억2600만㎥로 연간 함양량에 육박할 정도로 극심하다.

제주도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하지질과 지하수 시추작업 모습.
제주도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하지질과 지하수 시추작업 모습.

이처럼 지하수 함양량이 강수량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면서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주지역은 지속가능한 사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이후 3년 주기로 가뭄이 발생하면서 지하수 함양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대응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제주도에서 적용하는 지하수 함양량 산정 방법은 물 수지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물 수지법은 제주도에 1년간 내리는 빗물의 총량에서 증발산량, 직접 유출량을 제외한 나머지 양이 지하로 함양된다는 개념(지하수 함양량=수문총량–증발산량–직접 유출량)이다.

이 중에서 수문 총량은 제주도에 설치된 강수량 측정소 118개소의 측정값을 활용해 분석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견이 발생하지 않는다. 직접 유출량은 지표면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양을 산정하는데, 이 경우 직접적으로 측정을 할 수 없는 제주도와 같은 경우에는 미국 자연자원보호청(Natural Resources Conservation Service)에서 개발한 NRCS-CN법을 적용하고 있다.

NRCS-CN법은 토양특성과 토지이용형태(토지 피복도)에 따른 유출량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제주도에서는 지난 2020년 이전까지 이 방법으로 직접 유출량을 산정해 왔다,

증발산량은 일반적으로 UN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에서 제안한 펜먼-몬테이스(Penman-Monteith) 공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도 지난 2020년 이전 이 방법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기준 초지면을 바탕으로 한 기준 증발산량을 산정한 후 재배작물별 작물계수와 토양수분, 강우 조건 등을 고려해 최종 증발산량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통합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시 적용한 방법은 기본 개념은 물 수지 분석법에 기본을 두고 있지만 최신의 모델링 기법인 SWAT-K(수문 성분해석 모델, Soil and Water Assessment Tool-Korea) 방법을 적용했다. SWAT-K 모델은 분포형 모델로서 제주도를 90m×90m의 격자망으로 구성해 수문 총량부터 지하수 함양량까지 일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방법처럼 별도로 산정해 계산하지 않고 SWAT-K 모델에서 일괄적으로 산정하는 방법이다.

지하수 지속이용가능량은 지하수 함양량 중에서 지하수위 하강, 해수 침투 등을 일으키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한다. 제주도에서 적용하는 방법은 미국 하와이에서도 적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지하수 수위를 어느 정도까지 유지시킬 경우 지하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평가해 산정한다.

그러나 현재 제주 지하수에 대한 물 수지 분석은 지속 이용가능량에서는 염지하수 이용으로 인한 담수 지하수 취수량과 해저 유출 지하수 유출량 등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이를 포함한 산정 방법 개발도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