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2023 국제특별전 ‘프로젝트 제주’ 오는 19일 개막
돌문화공원, 국제평화센터 등서 동시 개최… 9개국 27명 참여

아키 이노마타 작 '소라게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면'
아키 이노마타 작 '소라게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면'

제주해역 지리돔은 독도연안에서 잡힌 지 오래고, 망고와 바나나를 비롯한 아열대 과일 역시 시설재배이기는 하지만 제주땅에서 열매를 맺는 일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목적성이 어디에 있든지 기후와 환경적 변화에 따른 움직임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과거 제주 사람들도 4·3사건과 전쟁 등을 피해 극한 상황을 피해 이주를 해야했고 결혼과 취직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지금도 부단히 옮기고 또 옮기고 있다.

제주도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 이하 도립미술관)이 오는 19일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2023 제주특별전 ‘프로젝트 제주’는 ‘이주하는 인간-호모 미그라티오’에 포커스를 맞췄다.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의 소니아 샤의 책 ‘인류, 이주, 생존’이 말하는 환경 변화에 대한 아주 오래된 대응이자 숨쉬기만큼이나 필수적인 생물학적 원칙에 대한 예술가들의 대답이 이번 전시작품으로 나타난다.

도립미술관은 ‘프로젝트 제주’에 앞서 1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 준비상황과 주요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는 11월 26일까지 올 하반기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 제주’는 영국·미국·독일·태국·홍콩·일본 등 9개국 27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제관인 도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제주돌문화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제주국제평화센터 등 3개의 위성전시관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 7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제주로 이주를 했거나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제주 출신 작가, 제주에서 레지던시 경험을 가지는 등 기본적으로 제주에 대한 리서치가 된 작가들로 지난 2월부터 도립미술관과 밀접하게 교류하며 이번 전시를 준비해 왔다. 특히 한국 작가와 해외작가 프로젝트 20개 팀이 그동안 교류를 통해 16개의 신작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전시는 △역사적 이주: 도도기 △문화적 이주: 입도조 △생태적 이주: 토종과 외래종 △우발적 이주: 변종의 탄생 등 4개 테마로 인류 생존의 대안을 제시한다.

역사적 이주에서는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불가피하게 이주해야 했던 다양한 삶을 재해석한 이주의 서사가 재현되며 문화적 이주에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정착한 이주민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태적 이주에서는 모든 생명체의 본능과 함께 기후 위기의 대안도 모색한다.

매체 실험을 가장 유연하게 한 작가, 백남준 등 예술이 매체를 이동시키며 탄생한 예술적 생명체를 체험할 수도 있다.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주출신 작가 고닥과 요하네스말파티 부부, 서귀포 출신의 오봉준과 사라 오-목크 부부,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인 곽선경은 코로나 이후 달라진 변화를 프로젝트 제주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어서 미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나연 관장은 “이번 전시가 이주의 의미를 다시 묻고 새롭게 읽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국제특별전 ‘프로젝트 제주’가 도내 인력네트워크를 활용해 치러냈다는 점은 제주비엔날레를 자체 인력으로 개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실험무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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