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 물가조사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등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도의 물가대책도 현실과 동떨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도는 동문시장, E마트, 뉴-월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 도내 4개 대형시장을 대상으로 주 단위로 물가를 조사, 자료를 도청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이 ‘물가정보’ 자료에 따르면 26일 현재 하나로마트에서의 감자(100g) 가격은 198원으로 전년 말(12월 26일)과 변함이 없다.

그러나 하나로마트에 확인한 결과, 감자는 채소류 중 가장 많이 오른 품목으로 전년 12월 26일께 298원하던 감자가격은 요즘 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청 물가정보가 양 조사시점에서 모두 사실과 부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서민의 대표적 먹거리인 라면의 경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올라 E-마트에서 ‘신라면’이 개당 430원, ‘삼양라면’이 개당 424원하고 있다. 그러나 도청 물가정보에서는 각각 410원, 404원으로 인상 전 가격이 그대로 올라 있다.

도청 물가정보가 알뜰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은 주지 못하고 오히려 골탕 먹이고 있는 셈이다.

주부 강모씨(38ㆍ화북동)는 “요즘은 자고 나면 물가가 올라 시장 보기가 겁날 정도”라며 “그런데도 요지부동으로 나온 도청 물가정보를 보고 있으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특히 도청의 물가정보는 도내 소비자물가 및 생활물가 지수는 물론 제반 물가대책의 기초자료로 쓰인다는 점에서 정확한 물가조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도청 관계자는 “물가조사는 모니터 요원 1명이 담당하고 있다”며 “조사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모니터 요원 이모씨는 “계약직으로 2년간 물가조사를 해오고 있다”며 “조사 시 물가변동이 심한 공산품에 신경을 쓰다보면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안 올랐겠지’하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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