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벌초하고 차례 지내는 것이 ‘자손의 도리’
오는 29일 오후 6시 25분부터 ‘추석달’ 관측 가능

제24회 천체사진공모전 수상자 김석희씨가 촬영한 보름달의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24회 천체사진공모전 수상자 김석희씨가 촬영한 보름달의 모습.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추석 전이 소분 안허민 자왈 썽(썬) 멩질 먹으레 온다(추석 전에 소분 안하면 덤불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는 제주속담이 있다.

소분은 선영에 잡초를 제거하고 돌아보는 일이다. 봄에 돋아난 풀을 베어 버리지 않으면 여름을 거치는 동안 묘에 덤불처럼 우겨져 불썽사납게 된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음력 8월이 접어들면 소분을 시작해 추석 전에 모두 마치고 추석 명절날 차례를 지내는 것이 자손의 도리로 여겼다.

요즘 시내를 벗어나면 봉긋봉긋 작은 오름처럼 봉분이 잘 정리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추석 전 대대적인 벌초가 이뤄진 이유 때문이다.

한가위는 추석을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로 크다는 뜻의 ‘한’과 가을이나 8월의 한가운데를 의미하는 ‘가위’가 합쳐진 한가위는 큰 가을 중 하나를 의미한다.

음력 8월 15일, 올해는 9월 29일이 한가위다. 한가위하면 상징처럼 떠오르는 보름달은 풍요와 가족의 단결을 상징한다. 가을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은 풍요로운 농작물의 수확을 의미한다.

올해 한가위 보름달은 오는 29일 오후 6시 25분부터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보름달은 자정을 넘어 30일 0시 39분이면 가장 높이 뜰 것으로 보고 있다. 달이 지는 시간은 이날 오전 7시 2분이다.

모처럼 긴 추석 연휴, 한가위 둥근달 아래 풍요로운 추석맞이 나들이는 필수다.

# 휘영청 밝은 달구경은 관아에서~

△제주목 관아=추석이 시작되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6일동안 무료 개방하며 그야말로 연휴를 도민·관광객과 함께한다. 추석 당일인 29일 오후 7시 30분부터 관덕정 광장에서는 제주출신 4명으로 구성된 어쿠스틱 밴드 ‘늦은 오후’와 ‘섬 보이’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

‘이것이 진정한 버스킹이다’를 주제로 달빛 아래 감미로운 한가위 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30일 7시 30분에는 야간개장 정기공연 ‘귤림풍악’이 마련된다.

‘제주빌레앙상블’이 출연해 제주 설화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서양음악과 국악의 선율로 들려줄 예정이며 제주의 자연, 시화, 설화를 풍물굿으로 표현하는 광개토 제주예술단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귤림풍악’이 시작되기 전 6시부터 관덕정 광장에서는 수문장 교대 의식과 전통무예시범이 사전 공연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딱지치기와 팽이치기 등 전통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추석맞이 민속놀이마당’은 10월 1일 오전 11~5시에 진행된다.

이날 참가자들은 민속놀이 경연과 노리개 열쇠고리 만들기를 즐길 수 있고 중국식 제기차기, 이탈리아 병뚜껑 경주 등의 해외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으 30일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사진은 올해 설에 진행된 민속놀이 모습.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으 30일 민속놀이 한마당을 연다. 사진은 올해 설에 진행된 민속놀이 모습.

#‘신나는’ 민속놀이에 가을 낭만 실은 음악은 ‘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명절 때마다 사전 검색없이 찾아가도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올해는 30일 하루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박물관 광장에서 민속놀이와 다체로운 체험이 어우러진 추석 민속한마당을 연다.

민속한마당에서는 제기차기와 투호, 딱지치기, 연날리기, 윷놀이, 팽이치기, 비석치기, 구슬치기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의 장이 펼쳐진다.

또한 체험코너에서는 가을 캔들 만들기, 토끼 도어벨 만들기가 진행되며 제주송편 시식코너도 운영된다. 가을 캔들과 토끼 도어벨 만들기는 민속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http://www.jeju.go.kr/museum/index.htm)와 누리소통망(SNS)에 게시되는 네이버폼으로 사전 접수하면 된다.

# 우리 마을 가수는 누구? ‘흥 잔치’ 마을축제 풍성

고향사람들이 모여 정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역축제도 잇따른다.

서귀포시 서호동에서는 서호동청년회가 주최하는 제15회 서호 고근산 추석 달맞이 행사가 오는 29일 열리며, 같은 날 남원용암해수풀장에서는 남원1리마을회가 주최하는 제11회 추석맞이 남원포구한가위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강정마을회도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뒤로하고 화해와 상생을 위한 한마을 노래자랑을 30일 오후 6시 김영관센터 운동장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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