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 공공적 가치 실현 ⓺ 지하수 오염원 현황
지난 8년간 질소비료 판매량 지속 증가…빗물과 함께 지하 침투
서부지역 질산성질소 농도 높고 개인하수처리시설 영향도 심각

 축산 관련 시설 인근 오염된 지하수. [사진제공 : 제주지하수연구센터]
축산 관련 시설 인근 오염된 지하수. [사진제공 : 제주지하수연구센터]

지하수의 오염원은 단독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복합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현재 도내 지하수 오염원의 분포를 보면 점오염원(생활하수나 축산폐수처럼 특정한 지점에서 지속 발생하는 오염원)은 물론 비점오염원(도시, 도로, 농지, 산지, 공사장 등 불특정장소에서 불특정하게 배출되는 오염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오염원에서 발생해 지하수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질산성질소이며, 주요 발생원인으로 화학비료, 가축분뇨 및 액비,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지목하고 있다.

질산성질소는 질소비료를 과다하게 살포하거나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가축분뇨 등에서 발생하며, 과다하면 성인에게는 암을, 유아나 어린이에게는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질산성질소의 기준은 먹는물은 10㎎/ℓ, 생활용·농업용은 20㎎/ℓ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의 비료 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질소비료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지역별 질소비료 판매현황을 보면 서귀포시 동지역이 2165t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구좌읍 1987t, 대정읍 1762t, 남원읍 1704t 등의 순이었다. 제주지역의 질소질 비료의 사용량은 전국 평균보다도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제주지역의 토양 특성상 비료를 머금을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충분히 식물로 흡수되지 않은 질소질비료의 성분이 빗물과 함께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까지 다다를 수가 있는 것이다.

가축분뇨와 가축분뇨 액비도 지하수오염원의 요인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기준 제주도에서 사육하고 있는 가축 중 분뇨배출량이 많은 돼지, 소(한우‧젖소), 말의 총 사육두수는 57만7556마리로 이들 가축이 배출하는 분뇨량은 1일 3656㎥로 나타났다. 이 중 돼지가 51만9867마리로 가축분뇨배출량이 1일 2651㎥였고, 말은 1만4699마리로 1일 201㎥, 한우와 젖소는 4만2990마리로 1일 803㎥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한림읍 지역은 28만23마리로 1일 배출량이 1589㎥로 도내 전체의 43.5%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축분뇨 액비는 가축분뇨전자인계시스템 2020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총 52만1713㎥를 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질소비료 살포 모습.

 

최근에는 개인하수처리시설에 의한 지하수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제주도에 설치된 개인하수처리시설은 모두 1만17개소에 시설용량은 1일 6만9577㎥로 집계됐다. 도내에 설치된 개인하수처리시설은 대부분 방류수를 지하로 침투시키고 있어서 적정 처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부실로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이 밀집한 애월읍과 한림읍, 조천읍 지역은 지하수 중의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게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애월읍과 조천읍은 해발 200m 이상 중산간 지역에 개인하수처리시설이 집중되면서 이로 인한 지하수 오염 위험성도 예상된다. 제주지역의 중산간 지역은 지하수 주 함양지대로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가축분뇨 액비 살포지역과 개인하수처리시설이 이 지역에 집중되면서 인근 하류지역의 지하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지하수 중의 질산성질소 농도와 오염원과의 관계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농경지가 넓은 서부지역의 농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동부지역은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지 않지만 질소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구좌읍의 경우 성산읍이나 표선면지역보다 질산성질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도정질의에서는 쓰레기매립지 주변의 침출수가 지하수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쓰레기매립지뿐만 아니라 과거에 이용했던 쓰레기매립지를 대상으로 주변 지하수 수질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기사는 제주매일‧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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