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동자석 주제로 1년 5개월 만에 특별전 개최
영월 나한상 32점도 첫 제주나들이…현충언·김남흥 현대작품도

제1부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 연출 전시물.
제1부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 연출 전시물.

동자석. 세상을 떠난 자들의 봉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보살핀 돌사람.

국립제주박물관(관장 박진우)이 지난해 5월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秋史)와 제주’가 끝난 이후 1년 5개월 만에 들고 온 전시 주제는 ‘삶과 죽음에 관한 위로와 성찰’이다.

매장문화가 사라지면서 점차 보기 어려워진 동자석을 한 자리에 펼쳐놓았다.

국립춘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강원도 영월 창령사 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 32점도 제주에 처음 소개되며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은 현세와 내세의 복을 비는 각가지 기원을 들어주는 존재로 산 사람과 떠난 이를 함께 위로한 돌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이 13일 개막한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에는 17~20세기 제주 동자석 35점을 비롯해 영월 나한상 32점, 제주현대작가의 조각과 회화 11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별전은 제1부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 제2부 ‘내 안의 미소, 영월 나한상’으로 구성된다.

제주 동자석을 소개하는 제1부에는 국립제주박물관을 비롯해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던 동자석과 목조 동자상 44점으로 꾸며진다. 특히 초기 제주동자석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사마감목관 김대진(1611~1685) 묘의 동자석이 처음 공개된다.

경주김씨 파주목사공대진파문중 김동욱이 기증한 김대진 묘 동자석은 1685년 쯤에 제작된 것으로 두 손을 모은 형상을 하고 있다.

또한 한양조씨제주도문중회에서 출품한 ‘술잔을 올리는 쌍상투 동자’는 댕기머리나 쪽머리, 민머리를 하고 있는 일반적인 제주 동자석과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1년 5월 영월군 남면 산자락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총 317점이 출토된 나한상의 일부는 제2부 ‘내 안의 미소, 영월 나한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월 나한상은 보통 사람의 친근한 얼굴과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 하나하나 몰입해서 감상할 가치가 있다.

제주의 미술가 현충언, 박훈일, 김남흥의 조작작품과 회화는 에필로그 ‘오래된 오늘’에 소개되며 특별전에서 느끼는 삶의 위로와 성찰에 관한 여운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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