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스타인제주, 지난 13일 개막…4m 대형 고래 등 101점 전시
제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의 조화…초롱 등 오는 22일까지 선봬

제8회 아트페스타인제주가 지난 13일부터 산지천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주석 작가의 4m 대형 고래 등 다양한 대형 야외전시작품들이 행인들의 발길을 잡아 끌고 있다.
제8회 아트페스타인제주가 지난 13일부터 산지천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주석 작가의 4m 대형 고래 등 다양한 대형 야외전시작품들이 행인들의 발길을 잡아 끌고 있다.

산지천의 가을밤이 예술작품으로 빛나고 있다. 산지천 북수구광장과 산포광장 사이 라색 빛을 밝힌 4m 규모의 거대한 어미고래는 새끼고래를 데리고 바다를 향해 자유롭게 헤엄을 치고 있는 듯하다. 김주석 작가의 ‘유영하는 고래’는 산지천에 존재하지 않는 고래를 등장시켜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데 공개되자마자 산지천의 메인 포토존이 됐다.

속상한 일이 있는 듯 울상을 한 한라봉 모형의 가로, 세로 6m의 대형 벌룬은 비상품 한라봉 ‘PACHI(파치)’다. 차경림 작가는 겉모습이 못생겨서 시장에서 격리되는 비상품 농작물이지만 되레 ‘덤’으로 ‘서비스’로 사람들에게 더 기쁨을 주는 존재로서 더 이상 ‘파치’가 아님을 귀여움으로 항변한다.

북수구 광장 입구 다리에 피노키오처럼 긴 코를 가진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Lie seires’는 거짓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삶과 진실을 갈구하는 김도마 작가의 의중이 깔렸다.

산지천을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변신시키는 2023 제8회 아트페스타인 제주가 지난 13일부터 시작됐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아트페스타인제주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아트페스타인제주는 오는 22일까지 열 흘간 산지천 일대를 예술의 감흥으로 일렁이게 하고 있다.

조화와 화합을 보여주고자 한 아트페스타인제주는 ‘LOOP;HARMONY’라는 주제 아래 ‘변주’라는 세부 주제를 잡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밤 9시까지 진행하며 야간축제로의 ‘굳히기’에 들어간다.

산지천갤러리 외벽을 장식한 미디어파사드 작품.
산지천갤러리 외벽을 장식한 미디어파사드 작품.

산지천을 따라 요소, 요소마다 설치된 입체작품 13점과 탐라문화광장~산지천갤러리, 북쪽 산포광장 등 두 곳의 도로변에는 작가들의 작품과 작가노트를 인쇄해 제작한 50개의 초롱이 걸렸다.

아트페스타인제주의 중심축이 되는 산지천갤러리 2·3·4층에는 제주 사람들의 삶과 특징적인 돌, 바람에 대한 표현을 살펴볼 수 있는 41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내걸렸다.

캔버스 위에 크레파스로 덧칠하고 긁어내는 무한 반복으로 독특한 질감을 전달하는 ‘크레파스 화가’ 한중옥의 100호 작품 3점을 비롯해 말의 꼬리털을 한 줄씩 짜서 쌓아올린 섬세한 기술력과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정다혜 작가의 토기 형태의 공예작품, 박정근 작가의 바닷속 해녀들의 ‘물숨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사진작품 등 제주를 바라보고 있는 다양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김은규·김봄·황영식 작가가 보여주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 매쉬 스크린 등 21세기 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며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아트페스타인제주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야(夜)한 밤의 도슨트도 13~15일 진행됐고 오는 21일 한 차례 더 마련된다.

이 외에도 토크콘서트와 산지의 풍경을 주제로 시민들이 풍경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시민참여프로그램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북수구광장에서 운영된다.

오창윤 총감독은 “아트페스타인제주는 해를 거듭할수록 운영체계가 보다 구체화되고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제주 원도심 활성화에도 작은 기여를 하는 축제이길 바라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가을밤 산지천을 거닐며 예술을 향유하고 10월을 기억하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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