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 공공적 가치 실현 ⑧ 대체수자원 개발과 이용 확대
빗물·하수 재처리·중수도 등 도내 사용률 고작 3.6%에 그쳐
수자원 인공함양·해수 담수화시설 확대 등 장기적 검토 시급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이용량을 줄이고 대체 수자원을 확보해 이용하는게 시급하다. 사진은 성읍저수지.(제주지하수연구센터 제공)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이용량을 줄이고 대체 수자원을 확보해 이용하는게 시급하다. 사진은 성읍저수지.(제주지하수연구센터 제공)

제주는 강수량이 풍부한 섬이지만, 투수성이 높은 지질 특성으로 인해 상시 물이 흐르는 하천이나 강이 거의 없다. 151개의 하천이 분포하지만 대부분 경사가 급한 남북사면을 중심으로 형성돼 대부분 바다로 빠져나가는 건천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용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용천수도 그 기원이 지하수임을 감안하면 96.1%(지하수 82.2%, 용천수 13.9%)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최근 인구·관광객의 증가와 각종 개발사업 확대 등 사회의 변화는 지하수의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폭염일수의 증가와 가뭄의 장기화, 강수의 패턴 변화 등의 현상은 지하수 함양에 대한 불안정성도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면서 제주 지하수의 고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제주 지하수 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폭염일수의 증가와 가뭄의 장기화는 지하수 이용량에 직접 영향을 미쳐 지하수 이용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과 2017년에는 가뭄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를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도 발생했다. 특히 강수 패턴의 변화로 전체 강수량은 증가하지만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빗물이 단시간에 유출돼 지하수 함양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사회·경제적인 변화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고갈’이라는 우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의존도를 낮출 수밖에 없다. 즉, 지하수 이용량을 줄이고 지하수 이외의 대체 수자원을 확보해 이용해야 한다.

현재 제주지역의 수자원은 지하수, 용천수, 저수지, 빗물, 하수 재처리수, 해수 담수화, 중수도, 온천 등 8개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빗물, 하수 재처리, 담수화, 중수도는 대체 수자원으로 분류되는데 이용률은 모두 합쳐 3.6%에 불과하다.

대체 수자원 이용이 저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빗물은 이용시설을 설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일부 시설하우스 주변의 빗물이용시설은 규모의 문제, 관리의 문제 등 불편한 점이 많은 실정이다. 하수 재처리수는 먹는물 기준과 비교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정화처리를 하지만 심리적 거부감 등으로 용수로 사용하는데 꺼려지는게 현실이다.

이밖에 지하수를 대체할 수자원으로 지표수인 저수지가 있다. 제주에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7개의 저수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에 5729㎥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그러나 일부 저수지에서는 녹조 발생과 토사의 퇴적 등 수질 문제로 인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고, 수질이 양호하더라도 용수공급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실제 용수를 공급할 수 없다.

제주에서는 대체 수자원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빗물 이용 활성화를 위한 빗물이용시설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신청자에 한해 시설비용의 50%를 보조하고 있다.

오는 2024년에는 시설하우스가 밀집된 남원읍 지역을 중심으로 중규모 빗물이용시설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규모 빗물이용시설은 여러 농가의 하우스에서 도로로 유출되는 빗물을 하류지역에서 집수하는 형태로, 약 5000㎥ 규모의 저류시설이다.

하수재처리수는 동부는 월정리, 서부는 판포리에 있는데, 1일 5000㎥을 공급할 수 있다. 이 하수재처리수는 고도처리공법을 통해 유해한 물질을 모두 거르기 때문에 농업용수로 활용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하수 재처리수는 빗물이나 저수지와 달리,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용수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도내의 저수지 이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질 개선이 필수이다. 이를 위해 7개소 저수지에 자동 수질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고, 오염물질 여과시설을 설치해 맑은 물을 농가로 공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현재, 옹포지구를 대상으로 저수지 수질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운영 되고 있다.

제주의 지하수 위기는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일변도의 물 이용에서 대체 수자원 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체 수자원의 개념을 지하수 직접 이용이 아닌 모든 수자원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인공함양 및 담수화 시설 확대도 검토를 해야 할 때이다. 

<이 기사는 제주매일이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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