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작가, 오는 31일까지 갤러리꽃담 초대로 페이퍼아트전 개최
한라산·오름 형상화한 작품 8점 전시…21일은 원데이클래스 진행

레나 작 '가을, 제주 No.2, 3'
레나 작 '가을, 제주 No.2, 3'

평온하게 익어가는 제주의 가을이 내려 앉았다.

바람결 따라 누운 풀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계열의 물결이 하얀 캔버스 안에서 일렁인다.

여러 장의 한지가 겹쳐진 줌치를 이용한 페이퍼아트 작품이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갤러리 꽃담(애월읍 부룡수길 51-11)의 실내 3개 면을 가득 채웠다. 낙엽을 형상화한 한지모빌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캔버스에 담긴 풍경이 가을과 함께 익어간다.

‘레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정화씨의 페이퍼아트전 ‘가을 제주’.

갤러리 꽃담(대표 이경미)의 기획초대전으로 예술로 확장된 종이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색 전시다.

“제주의 오름이 너무 예쁘잖아요. 한라산 능선도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게 너무 매력적이에요. 제주에 있기 때문에,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한 달 살기로 시작된 제주살이가 올해로 5년이 된 레나 작가는 그동안 마음에 담았던 제주의 사계(四季) 가운데 가을을 작품 안으로 들였다.

나무팬넬에 하얀바탕이 될 한지를 붙이고 가을을 담을 한지를 찢고 풍부한 질감 표현을 위해 붓과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오로지 손 작업으로 완성한 작품 6점과 한지모빌 등 총 8점이 이번 전시를 구성하고 있다.

나무팬넬 작품 6점을 이어 붙이면 대형 작품 1점이 또다시 만들어지는 것도 전시를 흥미롭게 한다.

레나 작가가 나무팬넬 캔버스를 이용해 큰 작품을 완성한 것도, 한지를 재료로 사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레나 작가의 페이퍼아트전 ‘가을제주’가 갤러리꽃담 기획초대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레나 작가의 페이퍼아트전 ‘가을제주’가 갤러리꽃담 기획초대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17일 전시장에서 만난 레나 작가는 “한지는 습기에 예민하기 때문에 재료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비오는 날은 작업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료를 구하기 힘든 지역 특성상 제주 가을색에 들어맞는 한지를 찾는 일부터 작업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그리고, 오리고, 접던 기존의 페이퍼아트 방식을 좀 더 확장했다.

레나 작가는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종이접기 교사를 양성하는 공방을 운영하다가 제주에 정착하면서 본격적으로 페이퍼아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서점’ 등 동네책방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하고 난 후 제주시 소통협력센터 내 키즈카페 ‘소소소’를 꾸미는 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등을 가리지 않고 해왔던 레나 작가는 올해는 온전히 자신만의 작품활동에 몰입해 이번 ‘제주가을’로 결실을 맺었다.

붓으로 그려내는 회화방식과 달리 떠올린 영감을 페이퍼아트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화 작업이 수반돼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레나 작가는 앞으로 ‘제주가을’과 봄, 여름, 겨울 작품을 더해 ‘제주의 사계’를 보여줄 계획이다.

레나 페이퍼아트전 ‘가을제주’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며 21일 오후 3시부터 갤러리꽃담에서 원데이클래스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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