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고고학연구소, 토기 파편·집터 추정 발견…전체 면적 조사 필요
문화재위원회 현지보존 결정 땐 학교 신설 무산…책임론도 불가피

서부중학교 부지에서 이뤄진 문화재 시굴조사.
서부중학교 부지에서 이뤄진 문화재 시굴조사.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가칭 서부중학교 건립 예정 부지에서 탐라시대 유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문화재 정밀 발굴 조사에 따라 당초 목표인 2027년 3월 개교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주도교육청이 (재)제주고고학연구소(연구소)에 문화재 시굴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수혈유구(주거지 흔적 등 크고 작은 구덩이) 50기, 구상유구(마을 보호‧경계를 위한 시설로 추정) 21기, 주혈군(기둥자리) 등이 발견됐다.

연구소가 서부중 부지 2만5880㎡ 중 10%에 31개소의 트렌치(지중에 폭보다는 깊이가 깊고 좁고 길게 굴착한 도랑) 구획을 정해 조사한 결과 탐라시대 토기 파편과 집터로 추정되는 곳이 발견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전체 면적에 대해 발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당초 7~8개월 정도로 추정됐던 조사 기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발굴된 매장문화재에 대해 문화재정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지보존, 이전보전, 기록보존이 결정된다.

만약 현지 보존이라는 의견으로 학교 신설이 물 건너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이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

김황국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용담동)은 지난 11일 제주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감사에서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보존 가치가 큰 유물이 나온다면 학교 준공 추진은 어렵다”며 “제 우려로 그치길 바라지만,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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