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일-서귀포시 동홍동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생각의 전환이 있고 나서부터 맨발 걷기는, 스스로 하는 발 마사지로 여겨질 만큼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촉각이 새롭고 활력이 생겨 건강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든다. 
지난 9월 동홍동에서는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자연친화적인 맨발 체험공간인 ‘동이홍이네 힐링 황톳길’을 조성했다. 
개장 이후 SNS를 통한 홍보 등에 힘입어 주말에는 맨발 걷기 인파가 줄을 잇고, 평일 하루 200~300명이 이용하는 대세의 산책길로 각광받고 있다. 
어린이집 원아들의 새로운 체험장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옆 동네, 다른 마을에서도 소문 듣고 왔다는 시민이 한 명 두 명 늘어나고 있다. 
어느 날은 관광객 한 분이 “이곳에서 맨발 걷기 하면 건강해진다는 그곳”이냐며 흡족함을 느끼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도 이런 길을 내어 달라는 건의를 하겠다며 부러움을 표하기도 하였다. 
동이홍이네 힐링 황톳길은 아름다운 동홍천 산책길 내에 급경사가 없이 평이하게 마른 황톳길과 질퍽 황톳길의 다양한 맞춤형 코스로 조성됐다. 
한라산 정상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뷰와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노랗게 익어가는 감귤밭 풍경을 덤으로 감상하며 혼자 걷는 사색의 길로, 때론 둘이 정겹게 걷는 낭만의 길로, 누군가에게는 건강유지와 회복을 위한 치유의 길로 추천하고 싶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이 황톳길을 걸으며 쉼과 휴식을 통해 치유를 얻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힐링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용하는 한 분 한 분 모두가 다 함께 걷는 길에서의 예의와 배려를 발휘하는 수준 높은 매너 또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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