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 서귀포합창단, 오는 23일 제78회 정기연주회
‘에밀 타케를 노래하다’…강은구 작곡가 신곡 소개

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의 제78회 정기연주회 ‘합창, 서귀포 에밀 타케를 노래하다’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마련된다. 사진은 지난 제76회 정기연주회 모습.
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의 제78회 정기연주회 ‘합창, 서귀포 에밀 타케를 노래하다’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마련된다. 사진은 지난 제76회 정기연주회 모습.

 

오래전 제주역사 속 인물이 화음 속에서 살아난다. 제주를 사랑했던 실존 인물들의 당시 마음을 상상하며 음악에 담아내는 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의 정기연주회.

도립 서귀포합창단(상임지휘자 최상윤)은 지난 2019년부터 매해 마지막 정기연주회에서는 제주의 인물과 인물을 조명해 새로운 곡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성직자이면서 한국 자생 식물을 유럽에 소개한 식물 분류학자인 에밀 조제프 타케(Émile Joseph Taquet, 1873~1952) 신부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마련되는 제78회 정기연주회는 ‘합창, 서귀포 에밀타케를 노래하다’로 꾸며진다.

타케 신부는 1898년 1월 5일 조선에 도착해 선교활동과 식물채집을 했던 인물이다. 이후 1902년부터 1915년까지는 제주에서 왕성한 식물채집 활동을 했다. 올해는 에밀 타케 신부의 탄생 1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이번 연주회의 의미가 깊다.

특히 타케 신부는 제주의 왕벚나무를 처음 발견해 유럽학계에 처음 보고하고, 그 답례로 밀감 14그루를 받았다. 그 감귤나무는 지금의 제주감귤 산업의 시작점이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총 네 개의 무대로 꾸며진다.

첫 무대는 타케 신부의 고향 프랑스의 샹송으로 시작된다. 클롣 드뷔시가 작곡한 ‘신이시여!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탬버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추운 겨울, 당신은 악동이네’가 무반주 혼성합창으로 선보인다.

두 번째 무대는 타케 신부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순서로 ‘꽃과 숲’을 주제로 ‘다시 피는 꽃’, ‘그리고 나무’, ‘더불어 숲’ 등의 레퍼토리가 소개된다.

‘더불어 숲’은 숲에서 부는 바람과 메아리 효과를 살린 돌림노래 형식으로 조화로운 숲처럼 살아가고 싶은 희망을 담았다.

또 1900년대 가난했던 제주도민들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타케 신부의 마음을 담은 세 번째 무대는 ‘사랑하는 사람 가까이’, ‘행복을 주는 사람’, ‘기쁨에게’ 등이 연주된다.

이날 특별한 무대를 빛낼 하이라이트 무대는 마지막 네 번째 무대로 작곡가 강은구가 에밀 타케의 삶을 연구하며 창작한 3개의 곡이 선보인다. 타케 신부의 보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구상나무를 떠올리며 만든 ‘늘 푸른 나무’, 감귤 14그루의 담긴 이야기를 담은 ‘Ubi caritas(애덕송)’, 유응교 시인의 시를 소재로 한 ‘벚꽃의 꿈’ 등은 타케 신부의 삶을 유추하는 가슴 뭉클한 감독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 예약은 7일 오전 10시부터 서귀포시 E-Ticket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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