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지난 10일 토론회…내년 행사 앞두고 발전방안 모색
제3회 행사엔 7만3574명 방문했지만 도민 관람 경험은 3% 불과

제4회 제주비엔날레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0일 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0일 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1995년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국내 비엔날레와의 차별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역미술계와 방향 설정부터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이나연)은 지난 10일 미술관 강당에서 제4회 제주비엔날레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비엔날레 기획 관계자들을 비롯한 도내·외 미술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공개된 제3회 제주비엔날레 성과평가 설문조사에서는 제주도민 46.8%가 제주비엔날레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관람 경험은 3.1%에 그쳤다.

㈜리서치 림에서 수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월 8일부터 10월 6일까지 도내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과 문화예술 관계자 204명을 대상으로 병행 실시한 것으로 제주비엔날레를 비인지 응답자들도 문화적 가치와 사회경제적 가치, 존재가치에 대해서는 약 60%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비 18억5000만원이 투입돼 총관람객 7만3574명을 유치한 대규모 행사임에도 결국 문화예술의 수혜를 받은 도민은 3%에 불과한 제주비엔날레.

결국 제주비엔날레가 열리는 동안 지적돼 온 홍보와 소통의 전반적인 문제가 재확인됐다.

이런 홍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행사 전체적으로 소외됐던 서귀포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귀포지역 문화예술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순철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회장은 “서귀포시지역에서는 제주비엔날레 홍보가 부족한만큼 참여도 부족했다”면서 “예술감독이나 기획자가 정해지기 전에 내년 새롭게 개관할 이중섭미술관, 서귀포예술의전당 등 장소를 미리 잡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상용 서울대 교수는 “비엔날레는 시대의 변화에 가장 예민한 예술을 통해 이 시대를 어떻게 이해하는 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개최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더 큰 폭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비엔날레 방식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면서 “제주에 천착해 작업하는 작가들과 숙의하면서 방향 설정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미희 전 경기도립미술관장은 “비엔날레는 지역의 비엔날레다. 나라 명이 붙는 것이 없다”면서 “결국 본질적으로 지역을 드러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제주라는 문화적 자산이 풍부한 곳을 드러내는 비엔날레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비엔날레의 지역작가 참여율도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지마 대부분의 패널들은 지역작가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끌어안고 가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도립미술관은 내년 11월 제4회 제주비엔날레 개최를 목표로 다음 달 중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1월까지 예술감독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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