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어촌운영 활성화 ⑨ 바다숲 조성
바다사막화 주범 ‘갯녹음’ 도내 연안 33%까지 이미 진행
해중림의 감태 등 탄소흡수율 탁월 기후변화 해결사 기대

갯녹음으로 백화현상이 심각한 제주 연안에 어족자원 부활을 위해 투입된 인공어초.
갯녹음으로 백화현상이 심각한 제주 연안에 어족자원 부활을 위해 투입된 인공어초.

제주연안에서는 바다의 사막화라고 불리는 ‘갯녹음’ 확산이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중림 조성을 바탕으로 해조류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제주지역혁신플랫폼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대학교는 지난 8일 호텔난타제주에서 ‘2023 해양업사이클 순환경제 포럼 in 제주’를 개최했다.

‘해양바이오에서 청정바이오 융·복합 제주특화형 혁신인재 양성’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KIOST 최영웅 책임연구원은 ‘바다숲을 이용한 탄소흡수원 조성’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연안 생태계 복원과 수산자원 조성을 위해 갯녹음현상 해소를 위한 해중림 조성과 해조류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최 연구원은 “현재 국내 바다숲 조성기술은 인공어초 사업과 바다숲 사업, 수산자원 조성 등으로 나뉘는데 특히 바다숲 조성사업은 정부가 생태계 복원과 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2021년 현재 2만6644ha에 걸쳐 조성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제주에서도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총 사업비 773억원을 투입해 9884ha의 갯녹음 발생 해역을 대상으로 바다숲조성사업을 시행했다”면서 “제주에서 이식하는 해조류는 감태, 큰열매모자반, 미역, 우뭇가사리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연구원은 “이처럼 조성된 바다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력은 바다숲 1 ha당 연간 3.37t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를 제주 바다숲 복원 면적인 9884ha에 대입하면 연간 3만321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400억원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정환경 보전을 위해 탄소중립에 사활을 건 제주도는 이산화탄소 저감 방안으로 바다숲 조성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바다숲이 열대우림보다 약 5배의 탄소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숲 조성사업은 갯녹음을 해소해 제주의 바다생태계를 복원하는 것과 함께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를 흡수, 탄소중립을 이루는 해조류 서식 장소를 제공한다.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이와 병행해 기존 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을 전지구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블루카본은 지구촌에 산재한 해안가의 해양생태계·맹그로브숲·염생습지·해조류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로 가장 이상적인 탄수흡수원이다.

제주도가 갯녹음 어장 복원을 위해 연구, 개발한 해조생육 블록.
제주도가 갯녹음 어장 복원을 위해 연구, 개발한 해조생육 블록.

제주가 바다숲 조성사업에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갯녹음’은 제주 바다생태계의 최대 골칫거리이다. ‘갯녹음’은 연안의 암반해역에 자라던 해조숲이 사라져 석회조류가 뒤덮는 현상을 말하는데 ‘바다사막화’로 불리는 갯녹음이 심화되면 바닷속 암반이 백색으로 변하면서 해양생물이 감소하고 결국 바다 생태계는 황폐화되고 만다.

이 갯녹음현상은 국내에서 지난 1980년 제주도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해마다 1200ha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제주해역에서는 지난 2020년 기준 수중자연 암반 1만5323ha 가운데 5102 ha(33.3%)에서 갯녹음으로 인한 바다사막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은 기후변화, 수온상승, 이산화탄소, 조식동물, 오염물질 발생, 연안개발, 과도한 어획 등으로 추정된다.

국내 동해안과 남해동부의 경우 조식동물(성게)에 의한 섭식이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제주연안의 갯녹음은 수온상승 등 기후변화에 따른 원인이 전체의 60%이고, 성게류를 중심으로 한 초식자의 작용과 해양오염 등이 각각 20%로 나타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9년부터 2022년까지 773억이 투입돼 해중림 조성사업을 실시했고, 9884ha의 해중림을 조성했다.

도내 연안의 인공어초를 통해 이식하는 해조는 감태와 큰열매모자반, 미역 우뭇가사리 등으로 그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바다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내 어촌의 최대 숙원인 풍부한 어족자원을 바탕으로 수산물을 채취하고, 생산과 판매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바다숲 조성사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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