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장·전시실 등 대관신청 매년 증가 속 실제 수용은 절반에 그쳐
최근 용역결과 전시실·소극장 증축 시사…역사문화기반 용역 ‘촉각’

제주문예회관 전경
제주문예회관 전경

제주도민들의 문화향유 방식이 단순 감상에서 직접 체험 형식으로 나타나면서 도내 아마추어 예술인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이들의 작품 공유와 전시를 위한 공간 부족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지역의 대표적 문화예술 전시공간인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의 전시실은 대면활동의 제약이 따르던 코로나19 시기에도 가동률 87.5%를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지난 10월 말까지 98%의 가동률을 보이며 쉬는 날 없이 풀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14일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태관, 이하 문진원)에 따르면 519㎡규모의 제1전시실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50건이 넘는 대관신청이 들어오지만 이 가운데 전시를 개최한 건수는 2021년 26건, 2022년 36건, 지난해 32건 등으로 신청 건수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제1전시실의 절반 규모인 제2전시실인 경우도 대관신청 건수가 매년 늘어나 올해는 총 59건이 접수됐지만 이 가운데 33개만 전시가 이뤄졌다. 과거 문화진흥원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제3전시실인 경우도 매년 18~19개의 전시를 소화하고 있지만 대관 신청 건수는 매년 늘어나 올해 29개까지 접수됐다.

828석 규모의 대극장은 모든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종합무대공간으로 올해 60개의 공연을 개최했다. 문진원의 자체 기획·초청공연까지 감안하면 올해 대관 신청 공연 136개 가운데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결과다.

특히 내년은 대극장 상부 무대기계 점검용 승강시설 교체공사가 3~6월 예정돼 있어서 4개월동안 대관이 중단되는 데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공사로 제주아트센터도 상반기에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제주지역 문화예술단체의 공연기회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문화예술 공간활용 부족 등의 문제가 노출됨에 따라 1988년 신축 후 35년이 지난 문예회관을 리모델링해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진원이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제주도 문예회관 공간 활용 및 확충 개선방안 연구 용역에서도 문예회관이 기획과 대관, 시민참여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커뮤니티형 아트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용역에서는 포화에 이른 전시실 공간 확보를 위해 제2전시실과 제1전시실을 지상 3층으로 수직 증축하고 브릿지 연결을 통해 공간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계단으로 인해 대극장과의 연계성이 좋지 않고 객석 수도 공간 규모에 비해 적은 소극장 바닥을 철거해 원활한 객석을 배치해 공연장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객석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외에도 주차장 조경 등의 재배치를 통한 공간 활용 의상·소품 보관, 단원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도립예술단 건물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됐다.

이와 관련 김태관 원장은 “문예회관 전시실 가동률은 전국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지역 문화예술이 활발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이에 따른 갈등과 마찰도 상당하다”면서 “이번 용역에서도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도민속자연사박물관을 중심으로 삼성혈과 신산공원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역사·문화지구 지정을 위한 ‘제주역사문화기반 구축 계획 수립 용역’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이 용역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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