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1번지 인도네시아를 가다①
세계 4위 인구에 천연자원 풍부…동남아경제의 3분의 1 차지
제주의 미래 먹거리 아세안 10개국과의 교류확대에서 찾아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젊은이 많이 찾는 코타 카사블랑카 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젊은이 많이 찾는 코타 카사블랑카 몰.

민선8기 핵심공약중 하나인 신남방정책. 제주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남방정책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동남아의 맹주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찾았다. 5회에 걸쳐 인도네시아를 통해서 본 신남방정책의 방향성을 찾아본다.(편집자 주)

11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서자카르타의 문화 중심 코타 카사블랑카몰(Mall).

인도네시아 중산층의 소비형태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는 쇼핑몰이 가장 좋다는 현지인들의 조언을 듣고 일요일을 택해 찾았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성업중인 100여개의 대형 쇼핑몰 중 한 곳인 코타 카사블랑카는 향후 인도네시아 주소비층인 젊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몰 중 하나이다.

성하(盛夏)의 나라인 동남아시아 10개국 대부분이 그러하듯 인도네시아도 몰 중심의 소비문화가 정착됐다. 1년 사시사철 무더운 날씨 특성상 외부활동보다는 에어컨이 항시 켜져 있는 실내활동이 주를 이루다 보니 대형쇼핑몰에서 식사에서부터 쇼핑, 체육활동은 물론 연인 혹은 가족간 모든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기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늙은 한국’과는 달리 자카르타는 젊은 도시이다. 인도네시아 국민 평균 연령이 채 30세가 되지 않는데다 인구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억7000만명을 넘어서 3억명에 근접하고 있다. 2050년대에는 미국의 인구 3억7000만명을 넘어서 세계 3위의 인구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내수시장의 미래는 아주 밝다.

‘동남아=못사는 나라’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듯 코타 카사블랑카 몰의 신발이나 의류 브랜드 가격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소비수준이 올라와 있다.

실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오는 2030년 세계 중산층 소비의 59%가 동남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 중심을 인도네시아로 꼽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1년 기준 동남아 10개국 6억7000만명의 40%인 2억7000만명의 인구에 총 GDP규모는 1조3900억 달러로 동남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 수준으로 중진국에 겨우 진입했지만 질적으로 인도양과 태평양-남중국해-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에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연 평균 5.3%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어서 총 경제규모가 한국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코타 카사블랑카 몰 지하 1층 식료품 매장 입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관이 인도네시아에서의 한류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코타 카사블랑카 몰 지하 1층 식료품 매장 입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관이 인도네시아에서의 한류열풍을 실감케 하고 있다.

코타 카사블랑카 몰은 물론 자카르타내 100여 개의 대형 쇼핑몰 대부분이 ‘K-열풍’에 휩싸여 있다. 차 속 라디오에서는 한국 K팝 스타들의 노래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떡볶이와 김밥을 시발로 한 한국음식 사랑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자카르타에서 짧은 기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튀르키예가 원산지인 ‘케밥’도 ‘K 케밥’이름이 붙여야 불티나게 팔릴 정도였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는 기원 후 1세기부터 시작해 5세기쯤에는 인도문화에 열광하는 인도화(Indianization)가 진행됐던 사례를 볼 때 지금의 한류를 잘 발전시키면 동남아의 한국화(Koreaniztion)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민선8기 들어 신남방정책을 표방했고, 이를 좀 더 세련된 ‘신남방 +α’로 진일보한 슬로건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는 본래 폐쇄적으로 살 수 없는 해양문화의 전형이 남아있는 곳이다. 과거 제주의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와의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이런 가운데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는 게 시급해 보인다.(자카르타=강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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