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일번지 인도네시아를 가다②
식민지 시대 네덜란드 VOC 회사 무역거점으로 발돋움
신수도 이전계획에도 자카르타 글로벌 경제중심지 유지

사진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신흥 경제중심지로 떠오른 서자카르타 도심지.
사진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신흥 경제중심지로 떠오른 서자카르타 도심지.

인도네시아는 1만8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도서국가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인구 2억7000여만명의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10개국의 맹주로 불린다.

인도네시아는 크게 수도인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와(JAWA)섬을 비롯해 수마트라(Sumatra), 칼리만탄(Kalimantan), 술라웨시(Sulawesi), 파푸아(Papua) 등 5개의 큰 섬이 있으며, 동서의 길이가 무려 5200km에 달해 시차만 3시간이나 난다.

수도가 있는 자와섬은 인도네시아 전체 면적의 7% 크기이지만 인구는 1억4000만명으로 60%가 몰려있다. 민족은 자바족이 43%, 순다족 15%, 말레이족 3.5% 등이지만 기타 소수민족을 포함하면 3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종족이 거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언어는 공용어로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를 사용하지만 각 지방의 방언을 포함하면 6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국가 표어는 ‘다양성 속의 통일’(비네카 퉁갈 이카, Bhinneka Tunggal Ika)로 정했으며,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 국가로서 서로 관용하며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지난 1950년 제정된 가루다 판차실라(Garuda Pancasila)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국장(國章)은 복잡한 듯 하지만 이같은 다양성을 하나로 잘 표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바닷길 실크로드의 중요 통로로 이용되면서 번성했다. 기원 전 2세기 전후 힌두교와 불교 등의 전래 등 인도와의 물적·인적교류를 시작으로, 14~17세기에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았고, 네덜란드가 동인도회사를 통해 자카르타를 장악하면서 기독교 문화도 정착하는 등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다.

또한 제국주의 시대 네델란드 등의 화교유입정책으로 중국인들도 집단 이주를 해 동남아에서는 화교인구가 가장 많은 1000만명 가까이 살고 있다.

자카르타가 번성하게 된 이유는 무역풍 존재를 알게 된 서양인들의 대항해시대 향신료를 싣고 나르던 무역 거점으로 삼으면서 본격화 됐다.

북자카르타의 바다에 인접한 ‘순다 끌라빠’(Sunda Kelapa)항은 과거 후추 등 향신료 무역거래로 번성했던 무역항이었다.

네덜란드가 지배할 당시 정치중심 역할을 했던 파타힐라 광장 모습.
네덜란드가 지배할 당시 정치중심 역할을 했던 파타힐라 광장 모습.

네덜란드에 의해 무역항으로 본격 개발된 자카르타는 350년간 식민지 지배 당시 ‘바타비아(Batavia)’로 불렸다. 17세기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VOC, 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근거지로 세계에 명성이 자자했다. 지금은 ‘코타 투아(Kota Tua, 구 도심)’ 여행으로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쇠락한 항으로 남아있다. 네덜란드의 총독부가 위치하고 있던 ‘파타힐라 광장’ 등과 함께 바타비아의 구도심은 관광지로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자카르타는 1945년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방으로부터 인구의 대량유입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 사무국이 위치하고 있어서 사실상 아세안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자카르타는 조코위 대통령에 의한 수도 이전계획으로 더 이상 수도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신수도법에 따라 보르네오로 잘 알려진 칼리만탄의 동부 노산타라로 수도 이전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를 칼리만탄으로 이전하면서도 자카르타를 글로벌 도시이면서 인도네시아 최대의 경제중심지로 지속 개발, 관리하는 ‘자카르타 특별 지역(Daerah Khusus Jakarta, DKJ)으로 변경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정치 수도는 이전하지만 자카르타를 신수도에 버금가는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자해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활력넘치는 자카르타의 명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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