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1번지 인도네시아를 가다⑤
도내 전체 외국인 이민자 중 32%나 차지 적극 활용 필요
인적·물적 교류 확대 위한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 거둬야

자카르타의 대형쇼핑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식품 매장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도네시아 젊은이들.
자카르타의 대형쇼핑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식품 매장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도네시아 젊은이들.

민선 8기 제주도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신남방정책을 보다 구체화 한 아세안 +α정책’은 아세안 10개국과의 교류 확대를 바탕으로 인도는 물론 아랍 국가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제주와 아세안 10개국간 교류확대 목표는 당연히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 모색이어야 하고, 그 방안은 인적·물적 교류의 확대이다.

우선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동남아를 단일시장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대륙부 5개국과 해양부 5개국으로 분리해서 봐야 한다. 우선 대륙부의 핵심국가로 태국과 베트남, 해양부의 핵심국가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대한 인적·물적 교류를 선택, 집중해야 한다.

이들 4개 국가와 제주도가 공유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고, 이를 집중적으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신남방 정책 추진과 관련 “중국,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의 주요 도시들과 교류하면서 제주도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면서 “지방 차원에서는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하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전략적으로 보고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번 인도네시아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했던 점은 기원전 후 무렵부터 본격화된 바닷길 실크로드의 최대 교역품은 불교·힌두교를 기반으로 한 인적 왕래였고, 부수적으로 다양한 지역특산품이 교류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와 자와섬을 거쳤고, 태국과 베트남 등 대륙부 아세안은 물론 중국을 거쳐 제주와 한반도, 일본에까지 영향을 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이슬람교도가 87%로 세계 최대 신도를 가진 이슬람국가이지만 고대에는 인도에서 출발해 중국, 한국까지 큰 영향을 끼친 대승불교의 유적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앙코르와트와 함께 세계 최대의 불교 유적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자와섬의 보로부두르 사원이 그 증거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워낙 자원이 풍부해 아직까지는 구매력이 낮은 내수 중심의 경제지만 조만간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글로벌화를 앞당기게 될 전망이다.

특히 소비력을 갖춘 중산층이 전체 인도네시아 인구의 30%인 80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점을 볼 때 앞으로 제주관광의 최대 고객으로 잠재력이 크다.

일본계 편의점 로손 매장 입구 매대를 차지한 한국제품들이 한류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일본계 편의점 로손 매장 입구 매대를 차지한 한국제품들이 한류를 실감케 하고 있다.

실제로 자카르타에서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인도네시아 젊은 층에서의 한류는 상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한 일본의 대표 편의점 로손(LAWSON)은 한국산 떡볶이를 대표 메뉴로 판매하고 있고,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매대에는 한국산 제품이 채워져 있을 정도였다.

이와함께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이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인도네시아의 한국 인식조사’ 결과 인도네시아인이 가장 가고 싶은 나라 1위로 한국(30%)을 꼽았으며, 한국을 발전모델로 삼기에 적합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 통계이는 하지만 제주를 방문한 아세안 10개국의 관광객을 보면 말레이시아 6만7877명, 태국 5만7333명, 베트남 2만8878명, 싱가포르 2만6345명, 인도네시아 2만2292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제주에 장기간 거주하는 아세안 10개국의 인구를 보면 2021년 기준 베트남이 3476명, 인도네시아 1732명, 필리핀 516명, 캄보디아 393명, 태국 202명, 미얀마 211명, 말레이시아 56명, 라오스 44명, 싱가포르 17명 등으로 전체 외국인 2만717명의 32%에 달하고 있다.

제주와 아세안간 교역현황은 지난 2022년 말 현재 수출이 3240만달러, 수입이 2211만달러로 1000만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불교 전래의 바닷길을 매개로 한 다양한 인적교류와 함께 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일을 제주도가 주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도내 대학 등과 공동으로 제주도에 바닷길 실크로드를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밖에 아세안 지역의 학생들을 제주도로 초청해 대학은 물론 석·박사 과정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제주도의 아세안 교류 과정에서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삼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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